증거인멸 등 혐의…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알고도 은폐 의혹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이 애경산업에 이어 SK케미칼 임원에 대해서도 신병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권순정 부장검사)는 이날 이모 전무 등 SK케미칼 임직원 4명에 대해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물질이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와 관련된 자료를 고의로 폐기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7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서울 영등포구 투(Two) IFC 빌딩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는 천식 피해자들에게 배상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사진=노해철 기자] 2019.03.07. sun90@newspim.com |
앞서 검찰은 지난달 27일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와 전직 전무를 각각 증거인멸 교사 혐의와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 역시 관련 자료를 은폐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피해자 등으로 구성된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지난해 11월 최창원·김철 SK디스커버리 대표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가습기넷에 따르면 SK케미칼은 가습기 살균제 원료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개발했고, 애경은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유통업체이다.
가습기넷 측은 2016년 8월에도 해당 업체들을 고발했지만 해당 물질의 유해성이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사가 중단된 바 있다. 이후 가습기넷은 고발장을 제출하며 재수사를 촉구해 왔다.
검찰은 올해 초 환경부로부터 CMIT와 MIT 등 물질의 유해성이 일부 입증됐다는 독성실험 연구 자료를 제출받아 재조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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