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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기사입력 : 2019년03월11일 10:02

최종수정 : 2019년03월11일 10:02

11일 교섭단체 연설 통해 사회적 대타협 모델 제시
"보수진영도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새 역사를 함께"
제조업 르네상스, 제2의 벤처붐 거듭 강조 눈길

[서울=뉴스핌] 김선엽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1일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연설을 통해 덴마크의 '유연안전성' 모델을 제시하며 실업급여를 현재의 9조원에서 26조원으로 확대하고 대신 노동유연성을 높이자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교섭단체 연설에서 "그 동안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했습니다."라며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에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합니다."라며 "노동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기업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합니다"라며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주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의 제목을“우리 안의 장벽을 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라고 정했다.

그는 연설 초반 최근 우리나라가 구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이른바 ‘30-50 클럽’에 합류한 것을 '산업화의 기적'으로 표현하며 출발했다.

다음으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호소합니다."라고 주장했고 불평등 문제의 심화를 막기 위해 유럽의 기본소득 논의가 '강 건너 불'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 포용적 성장국가 완성을 위해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더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최소한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일하는 국회'를 강조하며 공수처법, 국정원법, 검경 수사권 조정, 선거제도 개혁의 빠른 입법화를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19.03.07 yooksa@newspim.com

다음은 홍 원내대표의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문희상 국회의장님과 선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이낙연 국무총리님과 국무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영표입니다.

■ 대한민국 100년, 새로운 미래를 준비해야 합니다!
올해는 3.1운동 100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100년 전, 우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고난과 시련, 승리와 영광의 여정이었습니다.
35년간 나라를 빼앗긴 채 살았고, 전쟁과 분단의 아픔도 겪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국민의 힘으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냈습니다.

최재형을 아십니까?
최재형은 1860년 함경도 경원에서 노비의 자식으로 태어났습니다.
11살 때 연해주 지신허 집을 나와,
먼 길을 걸어서 포시에트 항구까지 갔습니다.
배가 고파 쓰러져 있던 최재형을, 러시아 부부가 데려다 키웠습니다.
최재형은 선장이던 양아버지를 따라 전 세계를 돌아다녔고,
마침내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그는 힘들게 모은 재산을, 독립운동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았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지원했고, 임시정부 설립을 도왔습니다.
1920년 일본군에 체포되었고, 탈출을 시도하다 총에 맞아 순국하였습니다.

‘연해주의 최재형’은 곳곳에 있었습니다.
서울과 평양, 대구와 광주, 상해와 동경에서, 나라를 위해 묵묵히 헌신한
민초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해방의 감격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우리는 하나였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나라를 재건한 것도 우리 국민이었습니다.
가장 가난했던 나라를 세계 11위의 경제 강국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지난해에는 전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국민소득 3만 달러,
인구 5000만명이 넘는 국가, 이른바 ‘30-50 클럽’에 합류했습니다.
이러한 산업화의 기적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국민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민주주의의 역사도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가 위협받을 때마다, 함께 떨쳐 일어섰습니다.
3.1운동의 정신은 4.19혁명을 거쳐 부마항쟁과 5.18민주화 운동,
6.10항쟁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촛불혁명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이제 이 자랑스러운 나라를 ‘함께 잘사는 나라’,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나라’로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당리당략 보다 국익을 먼저 생각할 때, 평화는 완성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2017년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한반도에 전쟁의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온 국민이 불안해했고, 전 세계도 전쟁의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는 상상도 못했던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렸고,
우리는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
두 차례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도 이끌어냈습니다.
또한 남북은 ‘9.19 군사합의’를 통해 육·해·공에서 일체의 무력사용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불가침 선언에 합의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기만 합니다.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명문화된 합의 도출은 못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실현 의지를 재확인하고,
평화구축과 비핵화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공동의 인식을 확인했습니다.
북미 양측이 서로의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최종 타결에 이를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왕복 120시간 기차 여행도 놀랍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스무 시간 이상의 비행 직후, 곧바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직접 설득하려 했던 점도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내겠다는 확고한 신념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협상의 성공을 이끌어내는,
우리의 ‘촉진자’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당사자입니다.

지금까지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과정은,
남·북·미 정상간 대화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 사이에는
깊은 신뢰와 심리적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이끌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게
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김 위원장을 문 대통령과 대화하도록 밀어주는,
일종의 ‘3각 협력’을 통해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결심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뿐입니다.

분단 70년, 불신과 대결의 역사를 신뢰와 공존의 역사로 바꿔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북한 동창리 동향은 매우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잘못 진전되면 향후 협상에 큰 난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현명한 판단을 통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보수진영도 이제 평화의 문을 함께 열어야 합니다.
한반도 평화는 진보진영만의 의제가 아닙니다.
또한, 한반도 비핵화가 보수진영만의 의제도 결코 아닙니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통해,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에는
어떠한 이견도 없습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해왔던 과정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지 않습니까?

당리당략보다 앞서는 것은 국익입니다.
조선시대 병자호란을 불러온 것은, 구한말 나라를 빼앗긴 것은,
우리가 분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중차대한 민족사의 대전환기입니다.
우리는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보수와 진보가 힘을 합할 때, 평화의 시간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그래야 좌절의 역사가 아닌 성공의 역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공존의 새 역사를 쓰기 위해 초당적인 협력을 호소합니다.

■ 불평등과 양극화, 이대로 두면 우리 사회가 무너집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지난해 우리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습니다.
2006년 2만 달러를 돌파한 이후, 12년 만에 이룬 일입니다.
정말 엄청난 성과입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은 ‘3만 달러 시대’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불평등과 양극화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만의 일이 아닌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밀레니얼 사회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18세부터 29세에 해당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51%가,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를 지지한다고 합니다.
심각한 불평등이 만들어낸 현상입니다.

불평등 문제는, 미국 정치권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민주당 내에서는 이른바 ‘슈퍼 리치’에 대한
과세 논쟁이 한창입니다.
연간 110억원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을
최고 70%까지 올리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몇 년 전부터 ‘기본 소득’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에게도 ‘강 건너 불’이 아닙니다.

지난 20년간 우리 사회의 소득 불평등 또한 지속적으로 커졌습니다.
2017년 기준으로,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0%를 가져갑니다.
우리의 소득 불평등은 미국 다음으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는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 포용국가를 통해 불평등, 양극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양극화의 근본적인 해법은 ‘포용국가’입니다.
포용적 성장은, 결코 최저임금 인상이 전부가 아닙니다.
저소득층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고,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하자는 것입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확대하여 의료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주거안정을 강화하여 집 걱정 없이 살게 하는 것입니다.
공교육을 정상화해서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것입니다.
아동수당과 기초연금을 확대하며, 실업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최저임금인상 과정에서 경제 전반을 세밀히 살피지 못한 점도 있습니다.
조금 더 가다듬고 보완하겠습니다.
그러나 포용적 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포용국가는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를 통해 완성할 수 있습니다.
혁신성장은 ‘제조업 르네상스’와 벤처·혁신기업 육성을 통해,
새로운 성장엔진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중국의 한 해 R&D 총액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무려 400조원입니다.
우리나라의 5배나 됩니다.
중국은 이렇게 막대한 투자를 통해 우주과학, 바이오, 양자통신 등
첨단과학 분야 경쟁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미국도 가보지 못한,
달 뒷면을 탐사해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중국 경제의 급부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 속도가 너무나 두렵습니다.

주요 선진국들도 오래 전부터 경제체질을 개선해왔습니다.
미국은 ‘제조업 르네상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중국은 ’제조 2025‘, 일본은 ‘모노즈쿠리’ 등의 산업 전략을 통해
제조업 혁신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정부는 구조개혁 대신 ‘손쉬운 길’을 택했습니다.
바로 부동산과 토건 경제를 통한 경기부양입니다.
세금을 낮추고, 대출 문턱을 낮춰서 집값을 부추겼습니다.
이를 통해 일시적인 경기 호황과 고용창출 효과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이런 정책으로 얻은 것은, 막대한 ‘가계부채’였습니다.
가계부채는 2007년 말 665조원에서 지금 1,534조원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10여년에 걸쳐 2배 이상으로 급증한 것입니다.

제조업의 총체적 위기도 초래했습니다.
지난 20년간 500조원이 넘는 무역흑자를 냈던 조선 산업이,
구조개혁 실패로 순식간에 위기를 맞았습니다.
한때 세계 4위까지 넘봤던 자동차산업은 작년에 7위로 주저앉았습니다.
반도체도 언제 중국에 따라잡힐지 모릅니다.

이제라도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더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예전보다 못하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수출과 일자리의 핵심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합니다.
2030년까지 매년 1조원씩 소재 및 부품산업 R&D에 투입하겠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투자도 늘리겠습니다.
2028년까지 인공지능 반도체 등 선행기술 개발에 2조원을 투입하겠습니다.

광주형 일자리와 같은 지역상생형 일자리도 확산시켜야 합니다.
기업 경쟁력을 고려한 노동자의 적정임금과 함께,
정부와 지자체가 주거 등 생활비 부담을 줄여주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한국 제조업은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고,
해외로 나간 기업을 국내로 다시 불러들일 수 있습니다.

제조업 경쟁력을 살리기 위한 ‘일터혁신’도 필요합니다.
스마트공장을 늘리고, 산업단지를 일하고 싶은 일터로 만들어야 합니다.
스마트공장은 올해 4000개에서 2022년 3만개로 대폭 확대될 계획입니다.
속도도 중요하지만, 내실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정부여당은 혁신성장의 속도를 높여, ‘제2의 벤처붐’을 만들겠습니다.
지난해 벤처투자는 3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매출액 1000억원 이상 벤처도 59곳이나 증가했습니다.
매출 1조원 이상 유니콘 기업은, 3곳에서 6곳으로 늘었습니다.

2022년까지 벤처 지원을 위해 1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습니다.
유니콘 기업도 20개로 늘리겠습니다.
벤처투자에 대한 금융시스템도 손질하겠습니다.
국내 6개 유니콘 기업에 대한 투자액의 95%가 해외자본이라는
사실은, 우리 금융회사들이 반성해야 할 대목입니다.
앞으로는 벤처금융을 ‘융자 중심’에서 ‘투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또한, 벤처기업에 한해 차등의결권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겠습니다.

‘규제 샌드박스’도 혁신성장의 지렛대로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지난해 말 국회는 여야 합의를 통해 규제혁신 4법을 통과시켰습니다.
이를 통해 ‘규제 샌드박스’가 올해 1월부터 본격 가동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이지만, 의미 있는 성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도심 내 수소차 충전소’ 등 17건에 대한 사전규제가 풀렸습니다.
연말까지 100건 이상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화 될 것입니다.

혁신성장은 공정경제가 뒷받침되어야,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습니다.
혁신과 공정은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시장이 공정해야, 중소·벤처기업들이 더 많은 혁신을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공정경제를 통해 많은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을’들이 법과 제도의 보호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국회는 지난해 하도급법을 개정했습니다.
중소기업이 인건비 상승 등 경영상의 어려움이 있어도, 대기업에 납품단가를 높여달라고 요구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최근 이마트에 납품하는 한 중소기업은, 원재료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납품가격을 8%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납품단가 인상은 말도 꺼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영업자의 부담도 이전보다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작년에 정부여당은 대기업과 자율협약을 통해,
가맹계약을 해지할 때 내야 하는 위약금을 대폭 낮췄습니다.
대기업 총수일가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제재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공정경제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우리 민주당은 올해 공정거래법, 경제민주화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겠습니다.
공정경제가 정착될 때, 우리 경제는 보다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습니다.

■ 노동시장 양극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우리 사회의 ‘일자리 양극화’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대기업, 공공부문, 정규직이 안 되면 ‘2류 인생’ 취급을 받습니다.
지난해 대기업 정규직 평균임금은 400만원이었습니다.
반면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151만원에 불과했습니다.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중심의 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 중심의 2차 노동시장>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격차’가 존재합니다.
1차 노동시장에는 전체 임금노동자의 25%인 500만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2차 노동시장에는 3배나 많은 1,500만명이 존재합니다.
그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양극화는 대통령과 정부의 힘만으로 해결할 수 없습니다.
해법은 사회적 대타협 뿐입니다.
최근 우리는 사회적 대타협의 가능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광주지역 노사민정은 ‘광주형 일자리’에 합의했습니다.
1년 8개월 동안, 무려 4번이나 대통령 행사가 취소되었을 정도로
힘든 과정이었지만, 미래를 위해 대타협을 이뤄냈습니다.
이를 통해 광주지역 일자리 창출은 물론이고,
23년 만에 국내에 완성차 공장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탄력근로제와 ‘카풀-택시 서비스’도 극적으로 합의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카풀-택시 서비스’ 합의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갈등 해결의 모범사례가 될 것입니다.

■ 사회적 대타협으로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실현하겠습니다!
노동시장 양극화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노동계는 “해고는 살인”이라면서 유연성 확대를 거부하고,
경제계는 안정성을 강화하면 기업에 부담이 된다고 반대했습니다.
저는 덴마크의 ‘유연안정성’ 모델에서,
상생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덴마크는 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쉽게 허용합니다.
근속연수가 길다고 해서 고용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대신, 직장을 잃어도 종전 소득의 70%에 해당하는 실업급여를
최대 2년간 제공하고, 전직훈련 등 안정적인 구직활동을 지원해줍니다.
우리도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높이는,
사회적 대타협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먼저, 실업에 대비한 사회안전망도 대폭 강화합시다.
현재 실업급여는 월 평균 152만원씩, 4개월만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도 덴마크와 같은 선진국 수준으로 고용불안에 대비하려면,
현재 9조원인 실업급여를 26조원 정도로 확대해야 합니다.
실효성 있는 사회안전망을 최소한 2030년까지 완성할 수 있도록,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추진합시다.

이렇게 노동안정성을 강화하는 대신, 노동유연성도 높여야 합니다.
업무량의 증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경기변동이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인력 구조조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됐을 때, 노동자는 해고에 대한 걱정을 덜고, 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탄력적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노사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아울러, 임금체계도 개혁해야 합니다.
먼저, 대기업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를 줄여야 합니다.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년 내지 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주어야 합니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 임금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직원들이 임금인상분의 일정액을 내면, 회사가 같은 금액을 추가하여 협력사와 하청업체를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을 대기업과 공공부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임금체계의 단순화도 필요합니다.
국내 대다수 기업의 임금체계는 기형적입니다.
기본급은 최소화하고 각종 성과급과 상여금을 늘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호봉급 비중을 줄이고, 직무급과 직능급을 확대해야 합니다.
경기나 실적 변동을 반영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도 필요합니다.

셋째, 공공부문에 임금공시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직종별, 직무별, 직급별 수당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임금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 청년 세대의 절망감도 민주당이 보듬겠습니다!
노동시장의 구조개혁은 우리 청년들을 위해서도 꼭 실현해야 합니다.

청춘은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어야 합니다.
빛나는 이상을 꿈꿀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청춘이 ‘인생의 황금시대’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청년들은 좌절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을 절망하게 만든 것은 기성세대와 정치의 책임인 만큼,
그 해결도 기성세대와 정치가 나서야 합니다.

민주당은 청년의 눈으로 청년 문제를 바라보겠습니다.
‘청년미래기획단’을 통해 청년 문제를 살피겠습니다.
청년들이 직접 참여해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당정 협의를 통해 청년정책을 총괄할 기구도 만들겠습니다.
‘청년기본법’도 반드시 통과시켜, 청년들의 삶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말로만 ‘청년을 미래의 희망’이라고 하지 않겠습니다.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스스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민주당이 청년들과 함께 뛰겠습니다.

■ 정치의 신뢰와 품격을 되찾아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제가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정치 개혁’입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갈등조정’과 ‘사회통합’에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정치는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국민 통합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일부 정치인들의 언행은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헌법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안에서 대놓고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날조하고 있습니다.
‘태블릿PC가 조작되었다’는 등 가짜뉴스를 통해,
1,700만 국민이 이뤄낸 촛불혁명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또,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를 ‘좌파독재‘라고 부릅니다.

가짜뉴스로 진실을 왜곡하고,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째로 부정하는 것이,
과연 정상적인 정치입니까?
이 때문에, 정치에 대한 국민의 외면과 불신이
더욱 커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정치가 신뢰와 품격을 되찾아야 합니다.

<역사의 종언>을 쓴 후쿠야마 교수는,
정치의 실패 때문에 미국의 데모크라시, 민주주의가
‘비토크라시’로 전락했다고 진단했습니다.
상대 정당의 주장과 정책에 대해 무조건 반대함으로써,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불능의 정치체제가 ‘비토크라시’입니다.

우리도 ‘비토크라시’의 늪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정쟁만 있고, 타협은 없습니다.
이제 국회가 의회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인,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복원시켜야 합니다.

■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만들어갑시다!
제가 여당 원내대표로서, ‘협치의 제도화’를 제안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싸울 땐 싸우더라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아쉽게도, 생각했던 것만큼 협치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의미 있는 성과도 많았습니다.
작년 7월,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초당적 방미외교를 했습니다.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가동했습니다.
작년 8월과 11월에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민생과 국정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여야 협의를 통해, 많은 민생경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여야가 대치하고 극렬하게 맞설 때,
각자의 진영에서 박수를 받았지만, 성과는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대화하고 타협했을 때, 국회는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고 많은 입법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 6일, 우리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실감했습니다.
그날 오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미세먼지 공동대응을 제안했고,
오후에 3당 원내대표가 만나, 미세먼지 5법 처리에 합의했습니다.
2년 가까이 국회에서 논의조차 안 되던 법안을,
이례적으로 1주일 만에 처리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것이 의회 민주주의의 힘입니다.

국민들은 ‘일하는 국회’를 명령하고 있습니다.
촛불혁명을 통해 정의롭고 공정한 민주주의를 외쳤습니다.
그래서, 20대 국회에서 여야가 반드시 처리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먼저, 공수처법입니다.
공수처법은 대통령 친인척과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를 수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국민의 80%가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5년째 국회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을 엄격히 수사하자는 법인데,
통과시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음은, 국정원법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국정원 국내정보담당관 제도를 전면 폐지했습니다.
모든 정부기관 ,국회, 심지어 기업까지 출입하면서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
하고, 정치에 개입하고, 인권을 침해했던 조직을 없앤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정원은 오직 국익과 국민만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거듭났습니다.
이러한 국정원 개혁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검경 수사권 조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50년간 이 문제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첨예하게 맞섰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사상 처음으로,
부처간 수사권 조정에 합의했습니다.
조속히 처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마지막으로, 20대 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것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선거제도 개혁입니다.
선거제 개혁은 정치 불신을 해소할 개혁의 방아쇠가 될 것입니다.
우리 민주당은 지난 20년간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왔습니다.
지역주의를 해결하고, 대표성과 비례성을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과의 약속입니다.
과감한 개혁을 통해 한국 정치의 물줄기를 바꿉시다.
정치권 모두가, 국민과의 약속 이행을 위해 힘을 모읍시다.

■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큰 통합의 원을 그립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후배 동료 의원 여러분!

분단 70년 만에 찾아온 평화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다면,
한반도에는 다시 전쟁의 위기가 닥칠 수 있습니다.
‘전쟁이냐, 평화냐’의 갈림길에서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 뿐입니다.
불평등과 양극화도 우리 사회의 극심한 혼란을 초래할 시한폭탄입니다.
그 폭탄이 터지기 전에,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치가 바뀌어야 합니다.
남북문제도, 노사문제도, 사회갈등도 결국은 정치를 통해 풀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립 100년을 맞아,
20대 국회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갑시다.

어제까지 우리는, 각자의 작은 원을 그렸습니다.
그 속에 나를 가두고, 나와 다른 상대방을 밖으로 밀어냈습니다.
이제 우리는 더 큰 원을 그려야 합니다.
나와 내 편이 아닌, 모두를 포용하는 통합의 원을 그려 나갑시다.

긴 시간 경청해주신 국민 여러분과 동료 의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2019년 3월 11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홍 영 표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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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해킹 사태 '2차 피해' 우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텔레콤이 2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실을 공식 인정한 이후, 대응이 늦어 가입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주말 첫날인 토요일에도 전국 곳곳의 SK텔레콤 대리점에는 유심 교체를 요청하거나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이 몰렸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T타워 본사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해킹 사고를 인정하며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강화 등 불법 복제 유심 인증 차단 조치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와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핵심 통신 식별 정보로, 이를 악용할 경우 유심을 불법 복제해 타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심 스와핑(SIM Swapping)'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 마포구 한 SK텔레콤 대리점. 입구에 유심 재고 부족에 대한 안내글이 붙어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유심 교체를 문의하는 고령 이용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리점 입구에는 '현재 유심 재고가 없습니다'는 안내 문구가 부착됐고,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들로 붐볐다.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유심 교체를 해주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퍼지며 불안을 증폭시켰다. 한 이용자는 "교체를 요청했지만 유심 재고가 없다며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명의도용을 막기 위해 SK텔레콤이 안내한 'PASS 앱 명의 제한 기능' 역시 이날 한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접속자가 급증하면서 PASS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다운됐고, 일부 이용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긴급하게 명의 보호 조치조차 할 수 없다", "SK텔레콤이 사고를 주말 직전에 터뜨려 놓고 고객들은 제대로 된 보안 수단 하나 없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다" 등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26일 서울 마포구 한 SK텔레콤 대리점. 입구에 유심 재고 부족에 대한 안내글이 붙어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SK텔레콤은 오는 28일부터 공식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심을 자비로 교체한 가입자에게는 요금 감면 방식으로 환급 지원도 할 방침이다. 그러나 2300만명 가입자에 더해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 187만명을 포함하면 최대 2500만명에 달하는 수요를 충족해야 해, 당분간 대란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유심 무료 교체를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 등에서 시행할 예정"이라며 "일시에 많은 고객이 몰려 당일 교체가 어려운 경우 예약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5월 중 유심 보호 서비스의 기능을 강화해 해외 로밍 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dconnect@newspim.com 2025-04-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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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이낙연, 대선 출마 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4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느 것이 이 시점에 국가에 더 보탬이 될까를 판단해서 늦기 전에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뉴스핌TV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건 누군가를 돕건, 아니면 그것도 하지 않건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잘 선택을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 전 총리는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와 대통령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서 파멸이 온 것"이라며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한 개헌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고 하면 공수가 뒤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지 않고 웰빙을 위해 사는 사교 클럽 같고 민주당은 대중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는 사교집단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침몰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파기환송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스핌의 이재창 정치 전문 기자입니다. 오늘은 특별 인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님 모시고 조기 대선 정국과 한국 정치의 병폐, 나아갈 방향 그리고 개헌 문제 등 다양한 정국 현안 문제에 대해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 네 감사합니다. -(이 기자) 요즘 화제가 된 총리님 유튜브 영상으로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총리님이 개헌연대 국민회의에서 한 연설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오늘 제가 들어오기 전에 보니까 113만을 돌파했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총리님도 놀라지 않으셨어요? -(이 전 총리) 놀랐어요. 바로 첫날 50만 명을 돌파하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했죠, 굉장히 어리둥절했습니다.제가 처음 한 얘기도 아니고 평소에 계속 해 왔던 얘기인데 그것이 좀 정리돼서 알려지게 되니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이 어떤 걱정, 어떤 목마름이 있길래 저같이 보잘것없는 연설에 이렇게 많이 관심을 보여주셨는지 감사하고 또 책임도 많이 느낍니다. -(이 기자) 그날 연설에서 정치 개혁과 사회 통합 그리고 위기 극복 방안 등 상식적인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그 연설에 왜 그렇게 대중이 좀 열광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이 전 총리) 상식에 목말라 계셨던 것 아닌가 싶어요. 대중들이 다들 느끼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현실 정치에서는 자기 쪽은 잘한다고 하고 상대방만 욕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은 양쪽 다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뭐랄까요? 갭이랄까 괴리가 있어 제가 말씀드린 것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기여한 것 같아요. -(이 기자) 위기 극복과 정치 개혁, 사회 통합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힘을 합하겠다, 협력할 수 있다 고 개헌 연대나 제3지대 연대를 시사했는데 어떤 특별한 구상을 가지고 계신지요? -(이 전 총리) 그날 얘기를 했었지요. 위기 극복, 정치 개혁, 사회통합 이 세 가지의 과제를 말씀드리면서 각 과제마다 두 가지씩의 구체적인 과제 를 말씀드렸어요. 위기 극복에서는 첫째는 대미 관세 협상을 포함한 주변 4강국과의 관계 안정화 그리고 또 하나가 사법부의 신뢰 회복, 두 번째 정치 개혁은 개헌과 양당의 현재 행태에 대한 비판 그걸 고쳐야 한다. 세 번째 사회통합에서는 통합형 지도자가 필요하고 통합형 정치가 필요하다, 두 가지씩 주었는데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얘기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그냥 누구니까 도와달라 누구 미우니까 도와달라, 그런 식의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도 강하게 비판하셨죠. "방탄 외에 3년간 한 일이 뭐냐"고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이 전 총리) 방탄 말고 딴 것도 했겠죠. 그런데 방탄을 위해서 워낙 기상천외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다 보니까 그것만이 국민들 기억에 남게 되는 거잖아요. 한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하나는 입법 폭주가 있어요. 허위사실 공표죄가 문제가 되니까 그건 뭐 선거법에서 빼버리자라든가 또는 배임죄를 없앤다거나 제3자 뇌물죄가 어떻다든가 이런 식의 과잉 입법 그리고 예산 삭감도 액수 자체는 4조밖에 안 되지만 하필이면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활비 특공비 이것만 전액 삭감했어요, 굉장히 기분 나쁘게 하는 거잖아요. 일부러 의도했던 것처럼 그렇게 비친단 말이에요.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30번에 육박하는 탄핵 시도, 이건 완전히 정부를 마비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워낙 강렬하게 인상에 남고 또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다 보니까 다른 것이 덮인 거지요. 그래서 탄핵 말고 국민을 위해서 한 일이 뭔지 스스로 설명해 봐라 하는 질문을 했었죠. -(이 기자) 대법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자마자 회의를 계속 연이어서 열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재판에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선거전에 나올까요? 그리고 그게 대선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전 총리) 제가 선거법 재판 2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SNS에 발표했는데 그대로 됐습니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제 예언이 적중했다고 그러는데 점쟁이는 아니고요.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께서 왜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경계망을 치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것 아닌가 싶어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 무너졌거든요. 그것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는 대법원장님 나름의 절박한 마음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정치에 또는 선거에 영향을 안 주는 것도 미덕일지 모르지만 그런 자세 때문에 사법부 불신이 이렇게 생긴 것 아니에요.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님 전임 대법원장 시절입니다마는 대법관 매수 의혹이 번졌는데 아무 조사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법원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퇴 파면 여부를 상당히 신속하게 절차적인 시비를 받아가면서까지 8 대 0 전원일치 파면이라고 결정해서 굉장히 국민들의 수긍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헌재에 비하면 대법원은 많이 점수를 까먹었어요. 그동안에는 정치적 사건만 놓고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법원은 이재명 대표 심판 이런 일을 맡았다. 그러면 법원 쪽은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질척거리는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판결이 이상하다 이런 것들을 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마도 대법원장님 입장에서는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제가 법원의 일을 함부로 예측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지만 파기환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기자) 만약에 파기환송이 나온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전 총리) 여론에는 영향을 주겠죠. 그러나 출마 자격을 당장 빼앗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으로서는 그 선으로 가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제 고민이 있습니다. 파기환송이면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다시 대법원까지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라고 그럴 거란 말이에요. 이 무죄 추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죄 추정 말하는 거 좀 염치없는 짓 아닌가요? 과거에는 기소만 돼도 출마를 못 한다거나 1심 유죄 판결 받으면 출마를 못 한다거나 이랬었어요. 그것이 그 당시에 무죄 추정을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일반 국민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갖겠습니다' 이런 다짐 아니었겠어요? 그런데 그냥 재판을 마냥 미루면서 무죄 추정을 가지고 영업을 한단 말이에요. 그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 생각해요. 원래 무죄 추정이라는 것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권력자들이 무죄 추정을 가지고 그 방탄을 삼으려고 그러는 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몰염치한 짓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실용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자기는 대통령이 되면 이념에서 탈피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장관도 기용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 전 총리) 그분의 말씀은 잘게 떼에서 보면 다 그럴싸한데 모아서 보면 앞뒤가 안 맞아요. 예를 들면 친일파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헌법재판관들 누구 누구 을사오적 되지 마라 또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이완용이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또 친일파 문제 삼지 않겠다 그러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되는 것이냐 그런 의문이 생기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민주당 내에 극좌 세력을 공천으로 다 정리했다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는 건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그 비명횡사한 사람들이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뒤집어버리잖아요. 안타깝죠. 세금은 깎아주겠다고 하면서 돈은 많이 풀겠다고 말한다든가 이게 앞뒤가 안 맞는 얘기거든요. -(이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소됐어요. -(이 전 총리) 안타깝지요. 저는 결백하시리라 믿지만 꽤 오래된 일이 이제 하나씩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마는 현행 헌법 생긴 뒤로 8명의 대통령이 있었거든요. 8명 중에 4명이 감옥 갔고요. 2명은 아들이 감옥 갔고요. 한 분은 퇴임 후에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은 단 한 분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는데 그분마저 이렇게 되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기자) 지난 3년간 정치가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았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법안과 탄핵 등을 막 밀어붙였죠.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이런 대결 정치가 결국은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쉬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죠. 거대 야당이 그 방법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과잉 입법 또 무리한 예산 삭감 또 줄탄핵 이런 것 등등으로 쉬지 않고 압박을 했는데 그런다고 해서 계엄으로 대처한 것은 그분의 미숙함이고 어리석음이지요. 대통령도 뭔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오판을 한 걸로 보이는데요. 하여튼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사태 불행한 사태가 왔어요. 간단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두 권력기관이 충돌한 거지요. 국회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거고 대통령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건데 둘이서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가지고 이런 파멸이 온 거지요.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저는 개헌을 주장했습니다마는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 그러면 이런 상태를 계속 끌고 가자는 얘기예요.잘못하면 공수만 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런 얘기 아니겠어요? 그런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지요. 그래서 이 기회에 말씀드리면 그런 불행을 끊기 위해서라도 개헌과 새로운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자) 지금 대선전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경선 후보가 거의 90% 안팎의 득표율로 사실상 후보 확정 수순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이고요. 국민의힘은 이제 4강이 결정된 상황인데 당내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모두 비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리) 양당이 모두 굉장히 병적인 거예요. 좀 과장되게 비판을 하겠습니다. 양쪽 다 사교하고 관계돼요. 국민의힘은 사교 클럽 같아요. 민주당은 사교 집단 같아요. 사교의 한문이 틀릴 겁니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뭐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질 않아요. 그냥 정치 자영업자들 그때그때 생계나 웰빙을 위해서 보따리 싸가지고 왔다가 때 되면 돌아가는 그런 식이예요. 민주당은 일반 대중의 생각이나 감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계속되면 불행은 계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침몰할 거예요. 이번에 대선을 기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그걸 중도 혁명이라고 표현하던데요. 이름이 뭐든 간에 극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혁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기자)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이 전 총리)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야 그냥 놀아도 좋은 나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마는 국가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이런 위기를 보고도 외면하고 혼자 안일함을 추구하면 그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기자) 국가적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제 파탄 난 정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근본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 전 총리) 올해 들어서 국제적인 평가가 이렇게 나왔어요. 미국의 포브스가 세계 각국의 국력 평가를 했는데 대한민국이 6등으로 나왔거든요. 1등 미국, 2등 중국 3등 러시아 4등 독일 5등 영국 6등 대한민국 7등 프랑스 8등 일본 9등 아랍에미리트 연방 연합 10등 이스라엘 이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건 해방 이후 80년 동안 온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아주 금자탑 같은 성취죠.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EIU가 해마다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라고 평가받았는데 이번에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받았어요. 그 당시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는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1등으로 뽑았는데 지금은 일본이나 대만한테도 밀리는 걸로 나옵니다. 또 하나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산하에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각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했는데 대한민국은 독재가 진행되는 나라로 분류해 놨어요. 이걸 다 합치면 국력은 세계 6위인데 민주주의도 떨어지고 독재가 진행된다. 이 얘기는 지난 80년 동안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이 성취를 정치가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작년 가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신 3명 중에 한 분의 책에도 한국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분이 이랬어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양대 정당이다. 도무지 타협할 줄 모르고 극단으로 가는데 왜 그러냐하면 양당 모두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기 마련인데 둘이 섞어놓으면 강경파가 이겨요. 양쪽 다 강경파가 이기다 보니까 강대강의 충돌만 생기잖아요. 그래서 이걸 정치인들의 각성으로 개선한다는 건 백일몽 같은 얘기일 거고요. 다당제로 가야 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마음대로 못하고 제3세력, 제4 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정치가 이루어지게끔 하면 극단 대결의 정치는 끝날 수 있을 거예요. 삼김 시대, 그게 13대 국회일 겁니다. 4당 체제였는데 그때가 안건 합의 처리 비율이 가장 높았어요. 김재순 국회의장이 '이것은 황금 황금분할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거든요. 안철수 씨 국민의당에 있었을 때 3당 체제, 그때도 합의 처리 비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이제 양당 체제가 되고 어느 한쪽이 지나칠 만큼 거대한 의석을 갖게 되면 힘을 주체를 못하고 힘을 써요. 그러다 보니까 날치기가 나오고 무리한 법이 나오고 그래서 정부는 또 거부권으로 대응하고 거부권이 30번이 넘었을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죠. -(이 기자) 한때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의석 40여 석 가까이 좀 얻은 적이 있죠. 호남에서 돌풍도 일으켰고요. 안건 처리 비율도 높았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왜 이렇게 양당에 집착을 했을까요? -(이 전 총리) ox 문제에 지나칠 만큼 익숙해진 거죠.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고 마구 증오하고 적대하는 그런 문화가 생기면 그 어느 쪽엔가 속해서 가는 것이 편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좀 중재하려는 사람들을 무슨 회색분자다 사쿠라다 이렇게 모멸을 해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한민국 정치는 영원히 타협도 없고 그냥 강대강의 대결만 생긴다는 얘기인데 그 점에서는 우리 언론이나 우리 국민들도 조금 생각을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자) 요즘 정치가 3김 시대보다도 훨씬 못한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3김 시대는 정치가 참 좋았었죠. 그때는 좋았는데 왜 지금은 나쁜가, 역시 리더십이죠. 지도자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덕을 많이 봤죠. 그쪽에서 많이 죽을 쓰니까 이쪽의 잘못이 덮여지는 그래서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데  덕이 아니라 부담도 생겼을 거예요. 윤석열 정권을 겪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걸 깨닫게 되신 것 아닌가 싶어요. 제가 최근에 그런 말을 하는데요. 어떤 친구가 저한테 해준 소리예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려면 보수는 보수해야 되고, 진보는 진보해야 된다, 그 말을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냐면 보수라는 게 지키는 건데 과거에 좋았던 것도 지키지 못하고 모두 파괴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나쁜 것만 더 득세하고 있다. 그래서 보수는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가치 이런 걸 지켜라, 그게 보수고 진보는 그들이 먼저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퇴보하고 있지 않냐, 당신들부터 진보해 봐라 그 얘기입니다. 그럴싸한 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기자) 제가 언젠가 보수쪽 4선 5선 중진 의원들께 보수의 가치가 뭡니까? 답을 못해요.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이 보수 세력의 중심에 있으니 보수의 가치가 지켜질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보수는 품격 신뢰 이런 것이겠죠. 미국에서 재미있는 조사가 한 번 있었어요.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어려운 사람이 도움을 청한다. 그 사람을 보수가 더 잘 도울까? 진보가 더 잘 도울까, 이런 조사를 했는데 보수가 더 잘 도운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뜻밖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설을 보면 진보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 왜 내가 하냐라고 생각하고 보수는 이건 개인의 문제다. 내가 돕겠다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뭐든지 좋습니다. 좋았던 것은 지키고 퇴행적인 것은 시정하고 이래야 발전이 있을 텐데 그냥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고 특히 선거에 뭐가 더 이익이냐 이것만 생각하다 보면 한없이 상대 측을 적대하고 증오하고 모멸하고 이런 유혹을 떨칠 수가 없을 거예요. 그거 안 되려면 뭔가 좀 온건하고 합리적인 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네 -(이 기자) 보수의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가치가 평등이죠. 그래서 보수는 자유시장 경제, 선택적 복지, 능력에 따른 기회 평등 등을 추구하고 진보는 평등이다 보니까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평준화 교육을 추진하잖아요. 그런데 보수는 그런 자유의 가치를 좀 많이 망각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정치가 올바로 굴러가려면 양날개가 온전해야지 나를 수 있는 건데 한쪽 날개가 망가지면 다른 쪽 날개도 망가져 파탄 나는 거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정치가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전 총리) 맞아요. 자유 말씀을 하셨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유를 무지하게 여러 번 외쳤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공허하게 끝나버린 거죠. 공연이 이념 전쟁만 불러일으키다가 끝나버린 것 아닙니까? 그래서 보수건 진보건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공부 좀 해야 돼요. -(이 기자) 총리님은 요즘 술 드세요?  -(이 전 총리) 전혀 한 방울도 안 한 지가 한 9개월 정도 됐습니다. 건강상의 이유인데요. 제가 술 안 마시니까 국가 경제가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제가 2년 7개월 13일 국무총리 하면서 끝날 때쯤 막걸리협회 감사표를 받았잖아요. 밖에 나가서 자기 돈 내고 먹는 것은 통계로 안 잡히는데 총리 공관에서 예산으로 막걸리를 사오는 것은 통계에 다 잡히거든요. 통계에 잡힌 것만 보니까 막걸리를 2년 7개월 동안 99종류 6971병을 마셨더라고요. 행사용이지요. 그래서 그 업계에서는 굉장히 초기부터 유명해졌어요. -(이 기자)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렸냐면, 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이 밥도 같이 안 먹는답니다. 술은 고사하고 밥도 같이 안 먹으니 정치가 풀리겠습니까? 일각에서는 같은 당에 있어도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대요. 정치가 망가진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제가 초선 재선할 무렵만 해도 국회 국정감사가 특히 야간에 많은데요. 그게 끝나면 밤 10시든 11시든 한잔씩 하고 헤어지거든요. 그냥 삼삼오오 이렇게 어울리는데 당과 관계없이 제일 선배가 술값 내주고요. 그리고 이 의원 오늘 좋았어 뭐 이렇게 칭찬해주면 좋잖아요.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거 참 안타깝지요. 제가 총리할 때 야당 지금 국민의힘이죠. 야당이나 여당이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1년이라서 원내대표가 바뀌면 그 원내 부대표들도 바뀌어 가지고 10여 명씩의 단체가 생기잖아요. 민주당은 제가 초청하면 다 오셨는데 국민의힘은 2년 7개월 동안 원내대표가 세 분 나왔어요. 김성태 원내대표만 저의 초청에 응해주고 나머지 두 분 얘기할까요? 나경원 정우택 원내대표는 거절해 버리더라고요. -(이 기자) 그게 그렇게 힘든 걸까요? 이런 퇴행적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사실 정치 개혁이라는 게 너무 공허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밥도 못 먹는데 무슨 쟁점 현안에 대해서 절충하고 타협이 되겠어요? -(이 전 총리) 지금 양당제인데요. 저는 4당 체제쯤 됐으면 좋겠어요. 보수도 온건파 정당이 생기고 진보도 합리적인 정당이 생기고 그래가지고 완충지대가 있으면 좀 나아질 것 같다 생각하고요. 총리가 저녁 먹자는데도 안 오는가 그런 것을 죄악시하는 문화가 있어요. 자기들끼리만 어디 우물에 갇힌 것처럼 자꾸 생각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자기들끼리 또 확인하고 그러니까 점점 더 괴상해지는 거죠. (하)편에서 계속   leejc@newspim.com 2025-04-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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