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3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영국 하원이 오는 12일부터 3단계 표결을 통해 브렉시트의 향방을 가른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하원은 오는 12일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2차 승인투표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달 26일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3단계 투표' 계획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메이 총리는 이 계획에서 12일 2차 승인투표가 또다시 부결될 경우 이튿날인 13일 '노 딜 브렉시트(아무런 합의없이 EU 탈퇴)' 여부를 의회 표결에 부치겠다고 발표했다. 또 이마저 거부되면 14일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는 안을 투표하겠다고 알렸다.
따라서 이번 주 하원은 최대 3차례의 표결을 통해 메이 총리의 합의안대로 브렉시트를 진행할지 아니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떠날지 혹은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할지 결정하게 되는 셈이다.
우선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2차 승인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이 총리는 지난 1월 승인투표에서 합의안이 압도적 표차로 부결되자 합의안에서 가장 논란이 된 '안전장치(백스톱)'을 수정하기 위해 EU와의 재협상을 추진해왔다.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민주연합당(DUP)의 반대가 여전해 1차 승인투표의 결과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론의 평가다. 보수당의 스티브 베이커 의원과 DUP의 나이절 도즈 의원은 선데이텔레그래프 기고문을 통해 2차 승인투표 부결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베이커 의원은 EU 회의론자 모입인 '유럽연구단체(ERG)' 부의장이다. 또 도즈 의원은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DUP의 원내대표다. DUP와 메이 총리의 보수 당 내 강경론자들이 포함된 ERG는 1차 승인투표가 부결을 이끈 세력이다.
2차 승인투표마저 부결되면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겠지만 하원이 마지막 3단계 투표에서 브렉시트 시한 연기를 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2단계 투표에서 택할 수 있는 노 딜 브렉시트는 경제적 충격이 상당해 보수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일고 있다.
3단계 투표에서 시한 연기가 결정돼, 영국이 브렉시트 연기를 EU에 요청할 경우, EU는 유럽의회 선거 이후 새롭게 선출된 의원들이 자리를 넘겨받는 시점인 오는 7월까지 브렉시트 연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이 경우 모든 EU 국가가 시한 연기에 찬성해야 한다.
지난 9일 안토니오 타야니 유럽의회 의장은 오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하더라도 최대 7월 초까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반대 시위자들이 ‘유럽의 정신은 평화’라는 문구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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