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북한이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서면 매우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에 이어 미사일 발사까지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이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의 긴장이 한층 고조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토네이도 피해를 크게 입은 앨라배마주를 방문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면서 기자들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면서도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그가 한다면 나쁜 쪽으로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면서도 “내가 (미사일) 시험을 보게 된다면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김 위원장과 평양 당국이 베트남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위기를 조장할 경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거듭 보내고 있다.
지난 5일엔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기지를 복구한다는 것이 사실이면’이라는 전제를 내걸었지만 그 다음날에는 미사일 기지 복구를 기정사실로 하고 이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급기야 복구된 동창리 발사대에서 미사일 발사 시험를 염두에 두고 “실망할 것”이라는 언급했다. 이 발언은 북한이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이후 동창리 발사장을 신속히 복구한 것에 그치지 않고 미사일 발사 시험 준비까지 진행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우주발사체(발사)라고 해도 북한의 약속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경고를 내놓은 바 있다. 북한이 미국을 위협하는 장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를 시험하면서도 우주의 평화적 이용 권리에 따른 위성 발사 시험일 뿐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의 서해 미사일 발사장 위성 사진. [사진=38노스] |
북한은 이같은 활동을 통해 제재 완화 요구를 거부하고 협상 결렬을 이끈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향후 협상 주도권 선점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벼랑 끝 전술’로 나설 경우 한반도 주변 정세는 또 다시 요동칠 전망이다. 대화 국면으로 이어지던 남북과 북미 관계 역시 급격히 냉각될 수 밖에 없다. 이미 미국 정부는 북한이 비핵화 요구에 거부하고 반발할 경우 추가 제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해둔 상태다.
실제로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는 위험한 도박에 나설지, 향후 북미 간 실무 협상을 위한 무력 시위에 그칠지 ‘김정은의 선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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