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흡입만으로 환각 증상..마약성분 하루만에 체내 배출
해외서 한국인에게 판매하기도..식약처 "판매·소지 적발시 처벌"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신종 환각제 ‘해피벌룬’이 정부의 단속망을 비웃듯 온라인상에서 무차별적으로 판매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판매자들이 주로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소셜미디어(SNS)나 보안성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를 유통경로로 삼고 있어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8일 경찰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해피벌룬은 병원에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활용하는 아산화질소 성분의 마취제다. 이를 흡입하면 환각 증상이 나타나고 마약 성분은 하루 만에 체내에서 배출된다. 이로 인해 일부 클럽 등에서 오용되는 사례가 빗발치면서 현재는 판매와 사용, 소지 자체가 금지됐다.
하지만 경찰과 식약처 등의 단속을 피해 온라인상에서 교묘한 방법으로 해피벌룬이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NS 인스타그램에 특정 키워드를 넣고 검색하자 나타난 해피벌룬 판매글. 판매와 소지 모두 불법이지만 전화나 모바일 메신저 등을 통해 은밀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캡쳐=인스타그램] |
이날 주요 포털사이트와 SNS 등에서 해피벌룬과 관련된 키워드를 입력해 검색하자 3900여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판매자는 성인 남성의 얼굴보다 큰 크기의 해피벌룬을 마시는 사진과 함께 “빠른 배송 약속 드립니다. 24시간 총알배송”라는 문구와 함께 연락처를 남겨 놓았다.
또 적발을 피하기 위해 해피벌룬과 같은 성분이 들어있는 ‘휘핑가스’를 판매하는 글들도 여럿 발견됐다. 휘핑크림을 만드는데 쓰이는 휘핑가스(휘핑캡슐)는 식품첨가물이라는 이유로 단속대상에서 제외됐다가 최근에서야 제조와 판매 모두 금지됐다.
일부 게시물들에는 “흡입목적으로는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해피벌룬’, ‘해피가스’, ‘버닝썬’, ‘아레나’ 등 사용 목적을 암시하는 해시태그를 달아놓기도 했다. 현재 온라인상에서 휘핑가스는 130개 8만원, 150개 10만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거래방법 역시 단속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화 대신 텔레그램 등 보안성이 높은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다.
실제 지난 6일에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휘핑캡슐을 이용해 아산화질소를 흡입한 여성 2명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국내에서 단속이 심해지자 동남아시아 등 여행지에서 해피벌룬을 흡입하는 사례도 늘고있다. 주요 SNS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해외에서 해피벌룬을 흡입했다는 7800여건 가까운 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주로 베트남과 필리핀 등지에서 한국인들을 상대로 해피벌룬, 휘핑캡슐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국내외서 공공연하게 판매되고 있지만 주요 SNS의 서버가 해외에 있고, 체내 배출이 빠른 해피벌룬 특성상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적발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경찰, 환경부, 외교부 등과 함께 합동단속을 진행하고 있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의 약물 오용을 잡아낼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며 “아산화질소와 관련한 제조·유통망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판매를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