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이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해 수백만 명이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유엔(UN)이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CNN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의 북한주재 조정관인 타판 미시라는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북한 곡물 생산량이 2017년에 비해 9% 감소한 495만t으로 10여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해 식량 부족이 매우 심각하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 인구 2500만명 중 6.6%인 380만명 가량이 심각한 식량 부족 상태에 놓여 있으며, 1억2000만달러(약 1354억원)의 긴급 인도주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4%인 1100만명 가량이 영양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북한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식량 배급제와 핵무기 개발에 따른 국제 제재로 수십 년 간 만성적 식량 부족에 시달려 왔다. 게다가 지난해에는 경작지 부족, 현대식 농장비와 비료 부족, 연이은 자연재해 등으로 특히 타격을 받았다.
북한은 지난해 7~8월 폭염에 이어 찾아온 태풍 ‘솔릭’으로 폭우와 홍수 피해까지 겹쳐 쌀과 밀 생산량이 12~14%, 콩 생산량이 39%, 감자 생산량이 34% 각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북한 정권은 ‘유례없는 폭염과의 전면전’을 선포했고, 지난달 김송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북한의 식량 위기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유엔은 대북 인도주의 프로그램을 뒷받침할 후원자를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으며, 2018 대북 원조 프로그램에 필요한 자금을 24%밖에 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시라 조정관은 인도주의 물자 전달을 지연시키고 다른 원조 그룹의 활동을 저지하는 가장 큰 제약은 국제 제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연한 영양실조가 어린이 한 세대를 통째로 위협하고 있다”며, 140만명 가량의 북한 주민들이 필요한 식량 원조를 받지 못하고 있고, 80만명의 주민들이 필수 의료 처치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약 19만명의 탁아소 어린이들과 8만5000명의 급성 영양실조 어린이들이 도움의 손길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모든 숫자를 넘어서, 우리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이에 따른 인명 피해는 계산이 불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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