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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유엔에 긴급 식량지원 요청...“북미회담 앞두고 시점 미묘”

기사입력 : 2019년02월20일 17:36

최종수정 : 2019년05월26일 15:23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김송 유엔(UN) 주재 북한 대사가 유엔에 긴급 식량 지원을 요청한 가운데, 오는 27~28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러한 요청을 한 시점이 미묘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김 대사가 유엔에 보낸 ‘긴급 식량 지원 요청’이라는 메모를 유엔주재 북한대표부를 통해 입수했다며 20일(현지시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메모에 따르면 김 대사는 자연재해와 국제 제재로 인해 농기구를 구하기가 어려워 주민들에 대한 배급량을 줄일 수밖에 없으니 국제기구들에 긴급히 식량 지원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대사는 유엔 세계식량계획과 함께 실시한 식량 실태 조사 결과 지난해 폭염과 가뭄, 폭우, 특히 제재로 인해 식량 생산량이 전년비 50만3000톤 줄었다고 전했다. 다만 세계식량계획이 실태 조사를 함께 진행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김 대사는 국제 제재로 인해 농기구를 구하기 어려운 것이 식량난의 주요 원인이라며, 지난 1월 주민 1인당 식량 배급량을 550g에서 300g으로 줄여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식량 부족 사태는 유엔 기구의 식량 원조가 극도로 정치화돼 있다는 점과 국제 제재가 얼마나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고 개탄했다.

비가 오는 중에도 평안만도 양덕군에 있는 온천 지구를 시찰하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NBC는 김 대사 주장의 진위를 파악하기 어렵고 북한 내부 통계는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도, 북한이 국제 제재로 곤경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이례적으로 인정한 점에 주목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회담을 며칠 앞두고 이러한 메모가 전해진 시점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극심한 식량난을 주장하는 것은 북미회담을 앞둔 협상 전략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 교수는 “북한이 스스로 약점을 인정한 것이 놀랍지만 아무런 계획없이 이러한 행동에 나설 리가 없다”면서 “북한은 지금이 미국의 대북제재 철회를 강하게 밀어붙일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한국과 중국, 러시아가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설득하고 있는 만큼 북한에 유리한 쪽으로 모멘텀이 형성되고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미국은 내주 북미회담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는 한 절대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전문가들은 대부분 대북제재 완화를 논의할 때, 가장 안전하고 북한 주민을 돕는 최선의 방법은 인도주의적 지원에 대한 제재만을 풀어주는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주민 2500만명 중 41%인 1030만명이 식량 불안정 상태이며 1010만명이 영양실조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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