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수은, 간접금융 제도 활용해 '현지 진출 중소기업' 지원사격
[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는 베트남을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해외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금융' 인프라 조성에 '공'을 들이며 정부의 신남방정책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수출입은행과 산업은행 본점. [사진=각사 제공]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베트남 현지에 지점과 현지법인 등을 설립하고 우리 중소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다.
현재 산은은 베트남의 상업 중심도시인 호치민에 사무소를, 수도인 하노이에 주재원을 운영중이다. 수은은 호치민에 리스 업무 등 기업여신을 지원하는 수은베트남리스금융회사를, 하노이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무소를 두고 있다.
수은은 베트남 현지 진출 국내기업을 위해 '전대(轉貸) 금융' 제도를 운영한다. 전대금융은 수은이 해외 현지 은행에 돈을 빌려주고, 현지 은행이 현지 진출한 국내 기업이나 한국 물품을 수입하려는 현지 기업에 자금을 대출해주는 간접금융 상품이다.
해외 현지 은행을 수은의 영업지점처럼 활용할 수 있어 우리 기업의 수출과 현지 영업활동 촉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수은은 현재 국영은행 비에틴뱅크(vietinBank), 베트남 투자개발은행(BIDV), 테크콤뱅크(Techcombank) 등 3개 은행에 총 2억2000만달러 규모의 전대금융 한도를 설정한 상태다.
수은 관계자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으로 한-베트남 간 교역 확대가 예상된다"며 "수은 전대금융이 한국기업의 수출 촉진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은도 지난해 12월 27일 비엔틴뱅크와 간접금융 제도인 '해외온렌딩 프로그램' 약정을 체결했다.
국내기업이 지분투자(지분율 10% 이상)해 설립한 베트남 현지법인에 총한도 5000만달러, 국내기업과 거래하는 순수 현지 기업에 1000만달러를 최장 3년까지 제공한다.
산은 관계자는 "공산주의 국가인 베트남의 특성상 자금의 이동이 만만치 않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데 온렌딩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이런 불편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현지 은행들과의 네트워크 형성 등을 돕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책은행들이 베트남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베트남이 정부의 신남방정책의 핵심전략국이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4대 교역국 중 하나다. 또한 아세안국가 중 교역액 1위, 투자액 1위로 총 무역액 639억달러 규모에 300억달러 흑자를 내고 있는 핵심 교류국가로 평가된다.
여기에 풍부한 노동력에 낮은 인건비 등으로 최근 국내 중소, 중견기업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정책금융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신남방정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올해는 산은과 수은 등 정책금융기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전대금융과 온렌딩프로그램의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베트남은 동남아국가 중 가장 높은 연평균 7%대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 현재 2881억달러에 불과한 베트남 민간신용 규모가 1조1000억달러로 약 5배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rpl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