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앞두고 25일 사실상 퇴임 기자간담회
"과거 퇴행? 크게 보면 잠시의 굴곡일뿐"
"전원책 논란 큰일 아냐...재충전 시간 가질 것"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퇴임을 앞두고 8개월에 가까웠던 행보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비대위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2.27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자연히 해산한다.
김 위원장은 그간 가장 힘들었던 일로 자신이 생각했던 스케줄(일정)과 당 안팎에서 기대한 스케줄이 달랐던 점을 들었다. 구체적으로는 인적청산을 위한 조직강화특위 구성 및 최근 커진 ‘5.18 망언’ 논란, 북미정상회담과 날짜가 겹친다며 5명의 당 대표 후보들이 일제히 보이콧(거부)을 선언하며 사퇴한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5.18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에 대해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는 비판에, 작게 보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크게 보면 잠시의 굴곡이며 미래로 나아아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새로 선출될 지도부를 향해서는 당 시스템을 잘 정비해 변화하고 있는 역사적 흐름의 기류를 잘 읽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9.02.25 yooksa@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퇴임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보고 혁신하라고 하는 말은 쉽게 하지만, 개인, 기업, 국가, 정당 모두 스스로 혁신한다는 게 너무 힘들다”며 “지금 한국당은 새 지도부 들어와도 외부 압력에 의해서라도 크던 작던 변화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당이 다시 역행하는 모습 보인다고 하는데 잠시다. 뒤로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굴곡이 있을지언정 전체적으로는 올라가고 있다고 확신한다”며 “당원, 의원들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안다. 과거로 돌아가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재임 7개월여 동안 가장 힘들었던 일로 조강특위 구성을 꼽았다. 다만 전원책 변호사 외부위원 위촉 및 해촉 과정이 아니라, 조강위원들을 어떤 사람들로 구성할지 당내 중지를 모으는 것이 힘들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비대위 들어오며 가치 정립이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국민들은 인적쇄신이 먼저여서 맘고생했다. 힘들었던 것은 조강위 구성할 때”라며 “전 변호사 논란은 큰일 아니었다. 내가 인사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행사하면 그만이었고, (힘들었던 것은) 조강위 구성할 때 어떤 분을 모시냐 할 때 당내 의견이 그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비대위라 해도 조강위원을 어느 분 모셔야겠냐는 조율이, 아무도 묻지 않았지만 저로서는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비대위원장 그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숨은 이야기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고충으로 5.18 망언 논란과 전당대회 후보들의 잇따른 보이콧을 꼽았다. 당시 김 위원장은 눈이 퉁퉁 부어올라 공식 일정 외에는 안대를 하고 다니기도 했고, 얼굴빛도 매우 어두웠다.
김 위원장은 “(전대 일정 발표하고) 일이 없다 생각했는데 그 일들이 벌어졌다.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한 후보들 한 분이 나온 이상 전당대회가 치러지기 위해서는 카운터파트너로 나와야 하기에 다른 후보들 설득이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김 위원장은 이어 “5.18 논란 터지고 이것이 한국당이 완전히 과거로 회귀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 하나로 비대위에 오는 충격이 클 수 있다 생각해 정상적 절차 밟아야했지만 우선 개인 견해 내는 게 옳겠다 생각 들어 페이스북에 의견을 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의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에 관련하여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19.02.12 kilroy023@newspim.com |
논란이 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정당성 및 ‘5.18 망언’ 늦장대응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금은 (탄핵) 이야기를 맘대로 할 수 있는 시기 아니다. 선거 영향 미칠 수도 있다”며 “탄핵 문제에 대해 밤을 새서라도 토론해보자고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상처가 덜 아문 상태에서 더 깊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밖에서 제3의 인사들에 의해 먼저 다뤄지고, 당 안으로 들어와서 언젠가 스스로를 자제하는 상황에 토론해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했다”며 “탄핵 문제는 제가 비대위원장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확실히 가벼워졌다. 당 분열시킬 정도로 대립하지 않는다. 그것만 해도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 달라”고 부탁했다.
5.18 대응이 아쉬웠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위원장은 “늦었다고 생각 안 한다. 제 스타일은 어떤 일이 벌어지면 즉각 결정해서 바로 집행하기보다 관계된 분들 의견을 많이 듣는다. 조율해보려 노력한다”며 “5.18 문제도 그렇다. 전혀 모르는 사실서 알게 됐고, 누군가 주말에 상당한 이슈로 등장할 것이라고 했지만 바로 결단 내릴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내년 총선 또는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당분간은 자신을 돌아보며 한계와 잠재성이 무엇인지 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못 만났던 사람들 만나고, 가족들하고 시간 보내는 게 중요하다”며 “한편으로는 건강 회복이 급선무다. 그러다 보면 좋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새롭게 다듬어 보는 그런 기회 있으리라 생각한다. 몇 달 동안은 일단 잊히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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