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사장, 21일 인도 모디 총리 기조연설 직접 들어
2016년 현지법인 설립후 1년 안돼 철수
"인도정부·민간업체와 계속 협상 중"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OCI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태양광 시장인 인도 재진출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OCI는 지난 2016년 인도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태양광 인프라 부족 및 업황 악화 등에 부딪혀 1년도 채 되지 않아 철수를 결정했다.
이우현 OCI 사장. [사진=OCI] |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신남방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방한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기업인을 상대로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서면서 인도시장 공략을 검토해볼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또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 및 태양광 산업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한 OCI로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마침 이우현 OCI 사장은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모리 총리 초청 한-인도 비즈니스 심포지엄'에 참석, 모디 총리의 '인도 투자 설명회'를 직접 들었다.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모디 총리는 "인도는 투자친화적 국가이자 기회의 땅"이라고 강조하며, 인도의 성장 가능성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인도정부의 노력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모디 총리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인도는 세계 여섯 번째로 큰 신재생 에너지 생산국"이라면서 "인도가 글로벌 녹색 경제 성장에 있어 선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인도정부는 매년 신재생 발전 설비를 확대해 오는 2022년 태양광 100GW, 풍력 60GW, 바이오 10GW 등 총 175GW 규모에 도달하도록 하는 중장기 목표를 세워놓은 상태다. 이를 위해 태양광 산업단지 조성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OCI는 지난 2016년 인도 델리에 'OCI Solar Infrastructure'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 인도시장 진출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인도정부와 함께 태양광 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현지 파트너를 물색하는 등 낯선 시장에서 자리잡기 위해 애썼다. 인도가 미국, 중국의 뒤를 잇는 글로벌 태양광 시장으로 급성장할 거란 판단에서다.
태양광업계 내에는 이우현 사장이 인도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직접 사업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사장은 당시 IR 등을 통해 "인도 사업은 불확실성이 있긴 하지만 모디 정부가 2022년까지 100GW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밝힌 이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과 업황 악화 등을 이유로 사업을 오래 지속하진 못했다. 법인을 세운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인도 시장엔 투자가 어렵다고 판단, 현지에서 철수했다. 재진출 여부는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이우현 OCI 사장은 21일 기자와 만나 "인도가 너무 큰 시장이기 때문에 진출을 검토 안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들어갈 수도 없다"며 "인도정부 및 민간업체들과 계속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인도 태양광시장에 대해 "좋으면서 어렵다"고 표현했다. 그는 "인도는 워낙 가격이 싸다보니 시장을 우선 확보해야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정책 리스크가 있어 계속 확인이 필요하다"며 "현지에서 제품을 만들더라도 팔릴지 안 팔릴지 모르기 때문에 너무 어려운, 쉽지 않은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직까지는 불확실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지난달 인도정부가 인도 내에서 생산하는 태양광 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한다는 정책을 발표했으니 아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태양광은 장기투자를 해야 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조건이 잘 맞아야 한다. 열심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