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공연

속보

더보기

[컬처톡] 교양있는 어른들의 유치찬란 막장 싸움…연극 '대학살의 신'

기사입력 : 2019년02월21일 06:00

최종수정 : 2019년02월25일 10:08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 송일국 치열한 설전
3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똘레랑스'(tolérance)는 타인의 사상이나 행동에 대한 관용과 이해를 뜻하는 프랑스어다. 연극 '대학살의 신'에서는 이성과 교양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물론, 이는 교양 있는 '척'했던 인간의 드러난 민낯을 더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다. 무대 위 인물들은 토하고, 술주정을 부리고, 몸싸움을 하며 예상보다 훨씬 처참하게 망가진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송일국(오른쪽부터)과 최정원, 이지하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대학살의 신' 프레스콜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19.02.19 mironj19@newspim.com

연극 '대학살의 신'(연출 김태훈)은 아이들 다툼을 중재하려던 두 부부가 벌인 유치 찬란한 설전이 진흙탕 싸움을 번지는 이야기다. 예의범절 혹은 사회생활로 치부된 가식과 위선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 과정을 통해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사는 현대인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공연은 11세 두 소년이 놀이터에서 싸우는 소리로 시작된다. 불이 켜지면 앞니 두 개가 부러진 소년 브뤼노의 부모 미셸(송일국)과 베로니끄(이지하), 친구를 때린 소년 페르디낭의 부모 알랭(남경주)과 아네뜨(최정원)가 소파에 앉아있다. 두 소년이 사과하고 화해하면 끝날 일이지만, 부모들은 잘잘못을 정확히 따지며 말꼬리잡기를 하더니 이내 설전을 벌인다. 말 그대로 애들 싸움이 어른 다툼으로 커져버린 것.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남경주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대학살의 신' 프레스콜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19.02.19 mironj19@newspim.com

네 인물들은 각자 고상함과 우아함을 자랑하지만 점차 본색을 드러낸다. 미셸은 평화를 사랑하는 도매상이었지만 결국 소심함과 다혈질이 드러난다. 아프리카에 관심이 많고 인류애가 넘치는 아마추어 작가 베로니끄는 지나친 자의식으로 모두를 불편하게 만든다. 가정주부지만 '재테크한다'고 돌려 말할 줄 아는 아네뜨조차 술을 토하고 엉엉 울며 망가진다. 한시도 쉬지 않고 전화를 받으며 일에 열정적지만 그만큼 가정에 소홀한 변호사 알랭까지 더해지며 막장 싸움이 예고된다. 

미묘한 미소와 함께 품위있게 시작된 대화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유치하게 변해간다. 누군가는 찌질해지고, 누군가는 폭력적으로 돌변한다. 아이를 위하려던 모임이 각자 입장에서 서러웠던 것들을 쏟아내는 폭로의 장이 되고, 급기야 남과 여로 나뉘어 성별 대결로 변질된다. 첫 모습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이기적이고, 비매너인 이들의 모습에 한바탕 웃음을 쏟아내고 해방감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불현듯 씁쓸함이 찾아온다. 우리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기에.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배우 송일국(오른쪽)과 이지하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대학살의 신' 프레스콜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2019.02.19 mironj19@newspim.com

공연은 배우들이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대사 하나, 행동 하나, 인물간의 합까지 모든게 잘 맞아떨어져야 하는 고난도 극이기 때문이다. 90여분의 공연 내내 배우들은 퇴장없이 무대를 지킨다. 배우들은 각자 캐릭터를 너무나 매력적으로 그려낸다. 2017년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기에 훨씬 여유롭고 깊어졌다. 남경주, 최정원, 이지하는 말할 것도 없는데다, 특히 마마보이에 특유의 지질함을 능청스럽게 표현하는 송일국이 신선하다.

연극 '대학살의 신'은 프랑스 작가 야스미나 레자의 작품으로 토니상(2009), 올리비에상(2009)부터 대한민국 연극대상(2010), 동아연극상(2010)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극중 미셸의 말버릇을 인용하자면 '단언컨대' 안 보면 후회할 작품이다. 오는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위례과천선 광역철도 민자적격성 통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경기 과천시와 서울 강남구, 송파구 일원을 연결하는 위례과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위례과천 광역철도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민자적격성 조사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위례과천선은 서쪽으로는 정부과천청사, 동쪽으로는 송파구 법조타운과 위례신도시를 연결하고 북쪽으로는 강남구 압구정까지 연결하는 총 연장 28.25km의 광역철도 사업으로 민간투자방식으로 지어진다.  위례과천선 노선도안 [자료=국토부] ※노선 미확정 위례과천선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 후 2021년 12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에서 국토부에 최초제안서를 제출했으며 제안서 검토 및 지자체 협의과정을 거쳐 2022년 9월 민자적격성 조사에 착수했다. 민자적격성 조사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 양재첨단물류단지 개발 등 여건 변화가 발생했고 경제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 보완을 거쳐 올해 11월 최종적으로 사업의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본 사업 영향권에 있는 9개 공공주택지구에 총 8만6000명 규모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신규 철도노선을 통해 선제적으로 교통난을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입주 예정 지구는 과천주암 공공지원주택지구, 서울강남 공공주택지구 등이다. 다만 노선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세부노선 및 역사는 실시협약 체결 시 확정‧공개할 방침이다.  윤진환 국토부 철도국장은 "내년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제3자 제안 공고를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협상까지 착수하는 것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 2024-11-07 17:36
사진
의왕 오전왕곡, 1.4만 가구 들어선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2029년 개통예정인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그리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연계되는 경기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 일대에 약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8월 발표한 '주택 공급 방안' 후속 조치로 의왕 오전왕곡지구가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선정됐다. 오전왕곡지구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왕곡동에 걸쳐 있고 187만㎡(57만평)에 1만4000가구가 들어선다. 의왕 오전왕곡은 경수대로·과천-봉담 간 도시 고속화 도로에 연접한 부지로 산업 기능 유치 잠재력이 높은 곳으로 난개발 방지를 위한 계획적 개발이 요구되는 곳이다. 특히 지구 내 친수 공간이 풍부해 정주 환경이 우수하고 인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등과 연계한 의료·바이오 산업 유치에 유리해 자족 기능 확보를 통한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직주 근접 생활 공간 조성이 전망된다. 의왕 오전왕곡은 서울시 경계에서 약 10㎞ 남측, 의왕 IC 인근으로 인접 지역에 의왕·군포·안산 신도시, 의왕고천지구, 의왕백운밸리 등이 위치하고 있다. 과천~봉담 도시 고속화 도로, 경수대로(국도 1호선)가 인접하고 있으며 의왕시청역(가칭) (동탄~인덕원선, 2029년 개통 예정)이 700m 거리에 위치한다. 현재 도시철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오전왕곡지구는 주변에 형성되는 3개 광역철도와의 연계에 촛점을 맞추고 있다. 국토부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인덕원-동탄선과의 연계 강화를 통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하도록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GTX-C 노선 연계성, 인덕원~동탄선 접근성 강화 등 철도 교통 접근성을 향상시킨다. 이와 함께 대상지 북측으로 월곶~판교선이 예정돼 있는 만큼 현재 주거단지로 바뀐 백운호수 일대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될 전망이다.  현 과천-봉담 고속화 도로와 경수대로(국도 1호선)의 연결 및 주변 도로 확충을 통해 서울 등 지역 간 접근성 개선 및 교통량 분산도 추진한다. 의왕 TG 광역버스 정류장을 활용한 광역 대중교통 환승 체계 개선과 오전동과 왕곡동으로 분리된 사업 지구 간 도로 연결 체계를 구축해 지구 간 단절을 해소하고 단일 생활권으로 조성한다. min72@newspim.com 2024-11-05 15: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