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르포] "보유세 부담 전가요? 명동 보단 강남·이태원 상권 문제 아닌가요"

기사입력 : 2019년02월14일 16:12

최종수정 : 2019년02월14일 16:12

공시지가 오른 초고가 명동 화장품 상권은 "글쎄요" '정중동'
강남 "공실 나도 올린다" vs "임대수익 깎였다..건물주가 '을'"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정부가 명동과 강남 등 고가 토지가 밀집한 지역에 대해 대폭적인 공시지가 인상을 단행하면서 건물주들의 세금 부담이 임차인들에게 전가될지 관심이 쏠린다.

14일 오전 기자가 찾은 명동 쇼핑 거리는 ‘정중동’ 분위기였다. 명동역 6번 출구를 나와 30여미터를 가면 우리나라 최고 땅값의  위치에 자리에 화장품 매장 '네이처리퍼블릭'이 보인다. 지난 12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1㎡당 9130만원에서 올해 1억8300만원으로 배 이상 올랐다. 이 자리는 단순한 흑자, 적자 차원보다는 홍보 등 전략적 차원에서 입점하는 곳이다.

네이처리퍼플릭 관계자는 "임대료 부분 등에 대해서는 특별히 언급할 부분이 없다"면서 "플래그십 전략 차원에서 네이처리퍼블릭을 대표하는 매장이고, 앞으로도 계속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명동 플래그십 매장, 공시지가 인상 임대료 부담에 "관심없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 매장. [사진=김양섭 기자]

명동 상권이 상당히 기울었다고는 하지만 압구정, 이태원 등에서 최근 공실이 급증한 것과는 상황이 달랐다. 명동 쇼핑 거리에는 공실이 많지는 않았다. ‘임대문의’가 적힌 곳이 2~3곳 정도 눈에 띄었지만 전체 상권에 비하면 극소수에 불과했다. 일부 식당 앞에는 오전 일찍부터 외국인들이 긴 줄을 선 곳들도 있다. 다만 과거 대규모 중국인 관광객 등을 중심으로 화장품 매장이 북적이던 모습들은 보이지 않는다. 

14일 오전 명동의 한 토스트 가게 앞에 외국인들이 줄을 서 있다. [사진=김양섭 기자]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해 이슈가 된 바 있는 스킨푸드 매장이 눈에 띄었다.  한 매장의 직원은 “여기 명동 상권에 4개의 스킨푸드 매장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고 최근 시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그는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상권의 문제인 것 같다”고 했다. 최근 본사의 제품 수급 문제를 의식한 듯한 설명이었다. 또 “오전보다는 오후나 저녁에 손님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다만 이슈로 부각된 ‘공시지가 상승 부담의 임대료 전가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겠다. 관심이 없다’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오전에 일하는 상인들이 점주가 아니고 직원들인 탓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점주로 추정되는 A씨는 “그런건 왜 물어보냐”며 거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 명동 쇼핑 거리에 위치한 스킨푸드 매장. [사진=김양섭 기자]

최근 화장품 로드숍들의 불황 원인이 임대료 문제는 전혀 아니다.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임대료 문제가 추가로 불거질 수 있느냐의 문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의 견해도 분분하다.

◆ 강남은 걱정반 "가로수길에서 세로수길, 이젠 다른 곳으로 넘어가네요"

강남권에 위치한 백마부동산의 양석영 부장은 “강남지역의 현재 분위기는 세금이 대폭으로 오를까봐 걱정들을 많이하고 있다"면서 "보유세가 오르면 임대료에 전가시키려는 움직임들이 있고, 공실이 나도 그냥 버틴다. 우리가 ‘시세가 그게 아니다. 왜 공실로 두느냐’라고 설득을 해도 잘 안 된다. 그런데 또 그렇게 공실로 있다가 기다리다 보면 임대인들이 원하는 가격에 임대가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공실이 많아지고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면서 상권이 가로수길에서 세로수길로 넘어갔고, 이제 세로수길이 비싸서 다른쪽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정한 조세 취지는 좋으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마찬가지로 이번 공시지가 인상도 급격한 측면이 있다. 조세저항을 고려해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올리면서 추이를 살폈어야 시장의 왜곡을 막을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는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명동 화장품 상권같은 경우 이미 다른 요인들로 타격을 받은 상황인데, 이미 쇼크가 있는 상태에서 이걸로 인해 임대료가 당장 오르진 않을 것 같다”면서 “다만 장기적으로 업황 회복 국면에 들어서면 건물주들이 기존의 조세부담을 임대료 인상으로 반영시킬 여지는 있어 보인다”고 했다.

반면, 보유세 부담이 임대료로 전가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반응도 있다.

서울 종로에 상가 건물을 보유한 B씨는 “최저임금 사태로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잇따르다 보니, 공실 날까봐 건물주들이 이미 ‘을’의 위치에 있는 상황인데, 무슨 보유세 전가를 하느냐”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어 "이미 임대료를 깎아주며 임차인을 붙잡다보니, 월세 수입이 20% 줄었다" 라고 덧붙였다.

강남에 건물 2채를 보유한 C씨는 “보유세 오르는 정도는 사실 부담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거 [보유세 상승] 때문에 임대료를 인상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건물값이 급등하면서 손바뀜이 많이 일어난 동네에서 신규 진입자들은 대부분 담보대출을 많이 끼고 들어오는데 이자 비용 상쇄 차원에서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는 많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임대료를 과도하게 올리면 공실이 나고, 결국 임대료도 시장이 결정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도 임대료 전가 가능성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큰 매장들은 대부분 장기계약을 하고, 실제로 재계약 기간이 와야 임대료를 올릴 수 있는데 건물마다 다르겠지만 시차도 상당히 있고, 그 시점이 오더라고 화장품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이면 건물주들이 그렇게 임대료를 올릴 수 있을지 다소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근본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건물주가 조세 부담을 임대료에 전가시키는 가능성에 대해 최 회장은 “누구나 이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어서 이런 이슈들은 계속 생겨날 수 밖에 없다. 상가임대차보호 시스템에 있는 ‘환산보증금’ 제도를 폐지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산보증금이란 상가임대차보호법에서 보증금과 월세 환산액을 합한 금액을 말한다. 상가임대차 보호법은 환산보증금을 기준으로 세입자에 대한 보호 범위를 구분하고 있다. 환산보증금이 일정액을 넘게 되면 건물주가 월세를 올리는 데 제한이 없어진다.

 

ssup825@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광수 낙마로 본 정권 인사 수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인사는 만사다. 인사를 잘하면 지지율 상승과 함께 국정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인사가 망사가 되면 지지율이 떨어져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역대 대통령은 조각에서 난맥상을 보이며 후보자들의 잇따른 낙마로 애를 먹었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매 정권마다 초기 인사에 대한 비판적인 조어가 등장했다.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문재인 정부의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윤석열 정부의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이 대표적이다.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인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국민의 싸늘한 시선에 직면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열린 수해 대비 현장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13 photo@newspim.com 이재명 정권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에서 첫 낙마자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지난 8일 임명된 지 닷새 만이다.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이 낙마한 게 더 아플 수밖에 없다. 인사 검증 작업에 차질이 생길 경우 인선이 늦어질 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조각에 52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는 195일 만에 조각을 완성했다. 윤석열 정부는 조각에 181일이 소요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오 수석이 어젯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며 "이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오 전 수석은 검찰 '특수통'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다. '검찰 개혁'의 특명을 부여받았으나 대출 및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돼 결국 낙마했다. 이 대통령은 사법 개혁 의지와 국정 철학을 이해하는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민정수석을 임명할 예정이지만 인사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 자연스레 인사 검증 기준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제안을 받는 인사 열에 일곱 정도는 스스로 "검증 통과를 자신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오 전 수석에 이어 추가 낙마자가 나오면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자칫 임기 초반 인사로 어려움을 겪었던 전 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여당 내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에서 "여당 의원의 일원으로서 집권 초기에 이런 문제가 불거진 것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인사 수난사는 역대 정권에서 되풀이됐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월 발표한 1차 조각에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박은경 환경부 후보자,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의혹에 휘말려 낙마했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내각 인사도 이명박 정부의 닮은꼴이었다. 김용준 국무총리 지명자는 부동산 투기와 아들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져 지명 5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도 스스로 물러났다. 2014년 6월에는 사의를 밝힌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지명한 안대희(고액 수임 전관예우 논란), 문창극(역사관 논란) 후보자가 잇따라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 조각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불법 혼인신고 사건 등으로 사퇴했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이유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낙마했다. 윤석열 정부도 다르지 않았다.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정호영·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낙마했고,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5일 만에 학제 개편 논란 등으로 사퇴했다. 역대 정부에서 낙마자가 속출한 것은 인사 검증 시스템이 부실한 것이 원인이지만 대통령의 오기 인사도 한몫했다. 대통령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 주변에서 누구도 강하게 반기를 들기 어렵다. 결국 주요 보직에 임명되거나 지명된 뒤 논란이 불거져 낙마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됐다. leejc@newspim.com 2025-06-14 06:00
사진
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