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소재 대학원에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 수가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반(反)이민 정서와 까다로워진 비자 취득으로 외국인 학생들이 미국 대학원 진학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일(현지시간) 전국 대학원위원회(CGS)에 따르면 미국 대학원에 입학한 외국인 학생 수는 지난해 1년 전보다 1% 줄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 학생들의 미국 대학원 진학은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박사 과정보다는 석사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교들은 더욱 큰 타격을 입었다. 석사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원들의 외국인 학생 감소율은 15%에 달했다. 반면 외국인들의 박사 과정 등록은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가장 빠르게 외국인 학생이 증가했던 분야에서의 외국인 학생 감소세가 눈에 띈다. 엔지니어링 대학원의 외국인 학생 등록은 10% 감소했고 물리학과 지구과학에서도 13%, 행정학에서도 27%의 외국인 학생이 줄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같은 현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미국에서 학위 취득 후 취업 비자를 받는 게 까다로워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GS의 보고서를 공동 집필한 히로나오 오카하나는 석사 학위를 받는 학생들은 대체로 미국에 남아 1~2년 일하는데 많은 학생이 그들이 체류를 허가하는 비자를 받을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오카하나는 또 트럼프 정부 들어 강해진 반이민 정서와 학위 취득을 비싸게 만드는 달러 강세, 일부 국가의 장학금 제도 축소가 외국인 학생의 대학원 등록을 줄였다고 분석했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학생들의 대학원 지원은 2017년 가을과 지난해 가을 사이 14%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전체 25%인 약 25만 명의 외국인 학생이 미국 대학원에 등록했다. 중국인 학생은 이 중 36%를 차지했으며 인도인 학생은 24%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급 교육이 미국의 주력 수출품목 중 하나라면서 2017년 외국인 학생들이 미국에서 420억 달러를 지출했다는 국제교육위원회(IIE)의 자료를 인용했다. 이는 미국의 연간 대두 수출액의 2배에 가깝다.
WSJ은 미국이 여전히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이 집중돼 있지만, 그 지배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200대 대학 중 미국 대학의 수는 2010년 72곳에서 60곳으로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대학은 2014년 단 2곳에서 7곳으로 지배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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