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탈리아의 장기물 채권 발행에 뭉칫돈이 몰렸다.
예산안을 둘러싼 EU와 마찰로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일으킨 점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상황을 감안할 때 예상 밖이라는 평가다.
이탈리아 국기와 EU 연합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뿐만 아니라 지난해 4분기 이탈리아 GDP가 전분기 대비 0.2% 감소,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경기 침체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투자자들은 포퓰리즘에 멍든 경제 펀더멘털을 아랑곳하지 않는 움직임이다.
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가 실시한 30년 만기 80억유로 규모 신디케이티드 채권 발행에 410억유로에 달하는 자금이 홍수를 이뤘다.
앞서 15년 만기 100억유로 규모 채권 발행에 350억유로의 ‘사자’가 몰린 데 이어 또 한 차례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탈리아 정부와 EU의 예산안 관련 이견이 온전히 봉합되지 않은 데다 3년간 채권시장의 ‘큰손’을 자처했던 ECB의 퇴장에도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매입에 나선 것은 상대적인 수익률 매력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발행한 채권의 쿠폰 금리는 3.85%로 제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독일 10년물 국채와 비교할 때 상당히 쏠쏠하다는 평가다.
이번 채권 입찰에 참여한 은행 관계자는 FT와 인터뷰에서 “이탈리아 채권이 인기몰이를 하는 것은 높은 프리미엄을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니크레디트의 루카 카줄라니 채권 전략 헤드는 “15년물 채권 발행에 이어 30년물 발행 소식은 다소 ‘서프라이즈’였다”며 “지난해에 비해 금융시장이 안정을 이룬데 따른 반사이익을 챙기려는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 행보가 투자 심리와 유럽 채권시장에 훈풍을 일으켰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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