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북핵 둘러싼 북미 충돌 사라져"…북미 대화 분위기 반영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군축회의에서 예년과 달리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간 충돌이 사라졌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30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제네바주재 북한대표부의 한대성 대사는 지난 29일 미국이 비핵화 상응조치를 취하면 북미 관계가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 대사는 "미국이 신뢰할 만한 조치와 상응하는 실질적인 행동으로 북한의 노력에 대응한다면 미국과의 관계가 보다 확고하고 획기적인 단계를 거쳐 빠른 속도로 놀랍게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군축회의에서 발언하는 스위스 제네바 주재 한태송 북한 유엔 대사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가장 적대적이었던 양국 관계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면서 "한반도와 역내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핵무기를 생산하거나 실험하지 않고 확산하지 않기로 선언했으며 다양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은 국제적 의무를 다할 것" 강조했다.
VOA는 한 대사의 이 같은 발언들이 내용과 태도 면에서 과거 군축회의 때와 큰 차이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앞서 한 대사는 지난해 1월 열린 군축회의에서 "북한은 어떤 핵 위협에도 맞설 수 있는 강력하고 신뢰할만한 핵 억지력을 갖췄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계획은 미국의 핵 위협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미국에 대한 비난이나 부정적인 언급을 전혀 하지 않았다. 미국 또한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하며 대북 압박을 강화하던 과거와 달리 올해 군축회의에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올해 군축회의에서는 북한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비판도 나오지 않고 있다.
제네바 주재 한국대표부의 이장근 차석대사는 "1년 전만 해도 한반도의 긴장이 높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전례 없는 외교적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