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아시아방송(RFA), 대북 소식통 인용 보도
성적 최우수 대학생 과외, 일반 과외비의 20배
“간부‧돈주들이 과외비 제대로 지급 안해…마찰 빈번”
“김정은 집권 이후 과학기술교육 강조…고위층 사교육 열풍”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고위층과 신흥 부자들이 자녀들의 사교육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30일 대북 소식통의 인터뷰를 인용해 “북한에서 일대일 과외비용이 최근 수십 배 가량 급등해 학부모들과 과외교사 간에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8년 9월 평양시의 한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 중 VR 안경을 쓰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평안남도 평성시의 한 소식통은 최근 RFA와의 인터뷰에서 “해마다 겨울방학이면 이과 전공 대학생 중 성적 최우수 학생들은 간부나 돈주(신흥 부자) 자녀의 과외선생으로 특별히 초대되는데, 이들은 일반 대학생 과외비의 최대 20배 이상”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평성시의 성적 최우수 대학생들이나 대학교원들은 자기 집에 학생들을 모아놓고 사교육을 진행하는데 이 경우 과외비는 학생 한명 당 한 달에 30달러 정도”라며 “하지만 간부, 돈주의 자녀들은 일대일 과외가 원칙이고, 과외비도 1시간 당 15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일부 간부, 돈주들이 이과대학 최우수 학생들에 자녀의 과외를 맡겨 놓고는 일반 과외비를 지불해 분쟁이 일어나고는 한다”며 “얼마 전 평성시의 이과대학에 다니던 20대 남학생이 보위부 간부 아들의 과외를 하던 중 간부가 과외비를 약속한 대로 주지 않아 마찰이 빚어졌고 결국 과외를 그만둔 일이 있다”고 귀띔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과외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과외비로 인한 마찰이 일고 있음에도 부모들이 사교육을 포기하지 못하는 것은 북한 교육정책의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과학인재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며 “고급중학교 과목에도 ‘기초기술’, ‘정보기술’ 등의 과목을 추가해 기존과 달리 예술교육보다 기술교육에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이어 “그러나 나라에서 과학교육을 강조하기만 할 뿐 예산은 전혀 지원해주지 않고 ‘교육의 질을 높이라’고 압박만 넣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큰 돈을 들여가며 자녀들에게 사교육을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