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청문회서 DNI 국장 등 “협상 불구 핵무기·생산능력 포기 안해”
"북핵 협상, 완전 공개와 해체가 목표돼야”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파장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의 정보기관 수장들이 29일(현지시간) 의회에서 북한이 앞으로도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증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을 강조하며 2차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의회 증언에 나선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오른쪽부터),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미리 준비한 모두 발언을 통해 북한이 지난 1년여 동안 대량살상무기(WMD)와 관련한 도발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았고 일부 핵 관련 시설도 해체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개방적인 입장을 계속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코츠 국장은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그들의 대량살상무기 능력 보유를 계속 추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북한) 지도자들은 핵무기를 정권 유지에 필수적인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자신들의 핵무기와 생산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코츠 국장은 “우리의 이같은 평가는 완전한 비핵화와 모순되는 일련의 행동들에 대한 관찰을 통해 뒷받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스펠 국장 역시 “북한 정권은 미국에 대한 직접 위협이 될 수 있는 장거리 핵탄두 미사일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북핵 외교는 궁극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완전 공개하고 핵무기도 해체하도록 평양 당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정보수장들의 이같은 주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부의 북핵 협상 기조를 반박한 것이라며 관련기사를 온라인 면 머리기사로 다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의 김 위원장의 친서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백악관 면담 결과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다음달 말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과 2차 정상회담 의제와 비핵화 일정 합의에 주력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북한은 미국의 제재 완화와 주한미군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등 상응 조치에 따라 비핵화 조치를 단계별로 취하겠다는 ‘행동 대 행동’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부 워싱턴 정치권과 싱크탱크들은 북한 정권이 완전 비핵화가 아닌 핵 동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도 경제적 보상 등을 제공하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일부 핵시설 해체와 동결에만 주력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왔다.
트럼프 정부의 정보기관 수장들조차도 이날 북한 정권의 비핵화 의지를 의심하고, 불완전한 북핵 협상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북핵 협상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