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우주산업 분사, 정비사업 구조조정 아니다"
"신규 투자금 확보해 성장동력 구축하자는 뜻"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국내 사모펀드(PEF) KCGI가 대한항공 노동조합의 반발에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사진=KCGI 홈페이지] |
KCGI는 29일 입장문을 통해 "대한항공의 항공우주산업 부문 분사는 정비사업 부문의 구조조정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항공우주사업부 상장을 통해 시장에서 항공우주사업 부문에 대한 가치를 평가 받아 신규 투자금을 확보한 뒤 새로운 성장동력을 구축하자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우주사업본부 매출액은 지난 2015년 9135억원을 고점으로 보잉, 에어버스 수주가 줄며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사업부 상장을 통해 항공기 정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항공우주사업 부문을 상장하면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기 정비시장에서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고, 국내 저비용 항공사들이 해외에서 정비를 받으면서 지출하는 외화를 줄여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4일 일반직 직원들로 구성된 대한항공노동조합은 입장자료를 내고 KCGI에 대해 회사를 위하는 척 하며 노동자를 궁지로 모는 자본의 전형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KCGI가 지난 2009년 파산했던 일본항공(JAL)에 빗대 불안감을 확산하는 저의에는 다른 꼼수가 있다"며 "KCGI는 자본 논리를 앞세우는 외부 투기자본"이라고 했다.
이에 KCGI는 "일부 해외 주주행동주의 펀드처럼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해 펀드 수익만을 극대화하지 않는다"며 "KCGI의 제안은 회사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불필요한 유휴자산과 국내 고용 창출이 없는 자산을 매각해 회사 신용등급을 높이고, 경쟁력있는 분야에 투자를 하자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또 "일본 JAL을 사례로 든 것은 본업 이외의 무분별한 투자 확대로 재무구조가 악화된다면 1등 항공사도 파산할 수 있다는 위험을 참고하려 했을 뿐"이라며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지 않고, 임직원들에게 직책에 맞는 권한과 성과를 보상하지 않는다면 같은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JAL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고 했다.
KCGI는 "한진그룹은 오랜 기간 이어진 오너 중심의 제왕적 의사결정 구조와 소통의 부재로 기업가치가 떨어져 있다고 판단한다"며 "한진그룹 임직원들의 생각이 KCGI와 다르거나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내용을 '밸류한진' 웹사이트(valuehanjin.com)에 남기면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1일 KCGI는 지배구조위원회 설치 등이 담긴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한진칼과 한진 대주주 측에 공개제안했다. 이날 참고자료료 '다운사이진(Downsizing)을 통한 JAL의 성공사례'도 공개했다.
한편 KCGI는 법원에 한진칼·한진 주주명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하고, 소액주주들에게 한진칼, 한진 주식 잔고증명을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준비하며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움직임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ro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