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英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시 만일의 사태에 계엄령도 준비 중이라 보도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오는 29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안 플랜B에 대한 영국 의회 표결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이전과는 달리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어 가결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미국 CNN이 진단했다.
우선 시간이 매우 촉박하다. 브렉시트 디데이(D-DAY)인 3월 29일까지 60일이 남았는데, 의회가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주말과 금요일, 2월의 장기 휴회 등을 제외하면 이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이 기간 안에 의회는 브렉시트안뿐 아니라, 브렉시트 관련 500개의 여타 안건도 처리해야 한다. 이에 정부는 의회에 금요일과 주말에도 추가 근무를 요청한 상태다.
또한 의회와 국민들 사이에 EU와 합의없이 탈퇴하는 누딜 브렉시트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매트 행콕 영국 보건장관은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시 만일의 사태에 대비 계엄령도 준비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를 부인하지 않으며,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언론들은 노델 브렉시트 시 식품과 의약품 부족 등으로 폭동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에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영국 상공회의소는 영국 옵저버지에 수천 개의 영국 기업들이 이미 노딜 브렉시트 긴급대책을 가동했으며, 최소 35개 기업이 영국을 떠나는 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앞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마저 이례적으로 정치적 발언을 내놓으며 브렉시트 찬반 양측에 타협점을 찾으라고 촉구하면서 상황의 다급함이 강조됐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가운데 강경 브렉시트 세력들은 브렉시트 최대 쟁점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backstop, 백스톱)에 분명한 시한을 둔 수정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보다 유연한 태도를 강조하는 소프트 브렉시트 세력은 디데이 연장안을 밀고 있다. 현재로서는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이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고 EU 쪽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현실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렇게 되면 브렉시트가 3~9개월 연기될 수 있다.
29일 의회 표결은 두 번의 불신임투표를 이겨낸 메이 총리에게도 매우 아슬아슬한 순간이다. 일부 내각 장관들은 이미 노딜 브렉시트가 기정사실화되면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CNN은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 이번 표결에서는 벼랑 끝 전술만큼은 자제할 가능성이 높으며, 점차 소프트 브렉시트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관측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반대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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