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한국노총 위원장 면담에서 "ILO협약 비준은 당연"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에는 신중 "합의 없이 국회로 넘어갈 것 우려"
"최저임금, 우리 사회 감당할 수 있는 지표 있어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노총·한국노총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분명한 의지가 있다. 쉬운 부분부터 우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노동계가 주장하는 ILO(국제노동기구) 협약 비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등 노동계의 핵심 요구에 대해 답했다.
청와대와 민주노총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25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약 80분 간 차를 마시며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최저임금, 노동시간, 노동 안전 등에서 노동권의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사회적 인식이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는 없다"라며 "국민들이 바라는 건 사회적 합의를 이뤄 노동권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으로 경사노위라는 틀이 제도적으로 마련돼 있으니 이 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면담했다. [사진=청와대] |
양대 노총 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고(故) 김용균 씨의 장례를 설 전에 치를 수 있도록 진상규명과 정규직 전환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문제, ILO 비준 문제, 제주영리병원 민영화 중단, 최저임금과 통상임금의 산입범위 동일화, 카풀 문제,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등 여러 노동계 현안의 해결도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방향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며 "김용균 노동자 유족들과는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했다고 민주노총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제주 영리병원 문제는 잘 알고 있으며, ILO 협약 비준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경사노위에서 합의하는 취지의 입법이 중요하고, 이와 동시에 전교조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탄력근로제 기간확대에 대해서는 "노동계가 지적하는 우려를 알고 있다"면서도 "경사노위 합의 없이 탄력근로제가 국회로 넘어갈 것을 걱정한다. 국민여론과 관심이 높아지면 국회도 고민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과 관해서도 "인상과 결정구조는 분리할 문제이며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구체 지표가 있어야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충분한 논의에는 동의했다.
김명환 위원장은 이날 차담회에서 진정성 확인과 소통을 위한 민주노총 산별 대표자와의 2월 열린 토론회를 제안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