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스위스 다보스에서 만난 한국과 일본의 외교장관이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 문제를 두고 설전을 벌였다.
강경화 외교장관과 일본의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상은 다보스포럼 참석을 기회로 전일 회담을 가졌다. 당초 30분을 예정했던 회담은 1시간 이상 이어졌다.
최근 한일관계 악화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가 초점이었지만, 양 장관은 한국 국방부가 이날 발표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위협 비행에 대해 응수를 거듭했다.
강경화 외교장관(오른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강 장관은 회담에서 위협 비행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일본 초계기의 한국 함정에 대한 위협 비행은 18일, 22일에 이어 이달만 벌써 세 번째다. 유감이다”라며, 일본 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고노 외무상은 “초계기는 한국 측이 주장하는 것처럼 근거리에서 비행하지 않았다”고 반론하며 “한국 측의 발표는 유감스럽다”라고 항의했다.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한 논의도 평행선을 달렸다. 고노 외무상은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협의를 통해 조기에 해결하고 싶다”며, 일본 정부가 지난 9일 요청한 한일 청구권 협정에 근거한 협의를 한국 측이 받아들일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강 장관은 “이 사안이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지혜를 모으자”고 밝혔다. 하지만 일본 측의 협의 요청에 대해서는 대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양 장관은 외교 당국 간에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는 일치했다. 고노 외무상은 “한일관계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 이런 때 직접 얼굴을 마주보고 의견 교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귀중하다”고 강조했다.
한일 외교장관의 직접 회담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이 신일철주금에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배상 명령 판결을 내린 후 처음이다.
양 장관은 2월 하순 열릴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한일, 한미일 간에 연계를 강화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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