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부, 초계기 탐지음 공개 시사…軍 19일 공식입장 표명
軍 "공개한다는 탐지음, 광개토대왕으로부터 레이더 받았다는 시점인지 불명확"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일본이 한국 함정으로부터 레이더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경보음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해, 국방부는 19일 "일본 정부가 부정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날 공식입장을 내 "일본 정부가 초계기 경고음 공개를 시사한 것과 관련, 이전처럼 사실을 왜곡하거나 양국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의도로 부정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주장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지난해 12월 20일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은 독도 동북쪽 200km가량 떨어진 공해 상에서 근처에서 표류 중인 북한 조난 선박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광개토대왕함은 일본 해상 자위대의 P1 초계기가 저공비행하자 이를 식별하고자 영상 촬영용 광학 카메라를 켰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일본 초계기를 추격할 목적으로 STIR 레이더(공격용 지향성 레이더)를 운용한 것”이라며 주장했고, 한일 외교전으로 비화됐다. 우리 측은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하며 우리 함정을 위협했다”며 맞서고 있다.
이후 한일 양국은 외교‧국방 당국자 간 실무 협의를 통해 문제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는 듯 했으나, 일본 방위성이 한일 국방당국 실무 화상회의가 개최된 지 하루 만인 12월 28일 자국 P-1 해상 초계기가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고 우리 측도 반박 영상으로 맞대응하면서 공방은 장기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파수 정보 공개를 놓고 갈등이 첨예해지는 모양새다. 우리 군 당국은 일본에 '레이더를 받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는 주파수 정보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일본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한일 군사당국자 실무회의가 개최돼 관련 문제가 논의됐지만 정보 공개 문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회의 내용 공개를 놓고 한일 군사 당국자들이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16일과 17일에는 양국이 서로의 국가에 주재하고 있는 무관을 초치(招致‧불러서 오도록 하는 것)해 항의하기까지 했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한국 함정으로부터 받았다고 주장하는 레이더의 '새로운 증거'를 제시하겠다고 나섰다. 자국 해상초계기가 레이더를 탐지하고 낸 경보음을 이르면 다음 주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국방부는 "일본은 공개하겠다는 경고음이 우리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STIR)로부터 조사받았다는 시점의 경고음인지부터 확인해 줘야 한다"며 "부정확한 경고음을 공개해 위협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으므로 일시, 방위, 주파수, 특성 등 정확한 정보를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이어 "일본은 인도적 구조활동을 진행 중이었던 광개토대왕함에 대해 지속적인 저공위협비행을 한 이유와 그토록 위험한 레이더의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한다면 (당시) 즉시 회피기동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 여유있게 비행을 한 이유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일본은 부적절한 여론전을 펼칠 것이 아니라 정확한 증거를 제시하고 양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을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