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유럽 순방을 떠난 김현미 국토교토부 장관을 향한 눈초리가 따갑다. 김현미 장관이 비운 지난 한 주 국토부는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견뎌야 했다.
김현미 장관이 이번 유럽 순방에서 맡은 '임무'인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구상과 해외건설시장 진출도 중요하다면 중요한 과제지만 유럽 순방 시기가 지금이 적절했는지에 여전히 의문이 따른다.
우선 택시업계와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카카오는 승차공유 서비스, 카풀의 시범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택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활용해야한다는 국토부의 내부문건이 보도되면서 카풀 도입을 밀어붙이던 정부 정책에 맥이 빠졌다. 카풀 관련 내용을 유럽에서 보고 받은 김 장관의 반응은 매우 안타까워했다는 언론 보도 밖에 없었다.
또 언론에서는 '공시가격 대폭 인상'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국토부는 '세금폭탄', '형평성 논란' 보도에 한 주 내내 해명으로 진땀을 빼야 했다.
여기에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이 목포 도시재생사업지에 10채가 넘는 건물을 사들인 사실이 알려지며 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국토부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부동산정책인 도시재생뉴딜 사업에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국토부가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는 사이 김 장관은 유럽에서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의장을 만나 동아시아 철도공동체의 구상을 공유하고 스페인과 제3국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스페인에서 열린 '한-스페인 건설업계 네트워킹 비즈니스 포럼'과 '스마트시티 협력 MOU'에도 참석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통상 실무진이나 차관급이 떠나는 업무협약과 같은 해외업무에 김 장관이 이전과는 다른 성과를 안고 돌아올지는 미지수다. 남북철도는 이제 막 기공식을 진행했고 한국과 스페인이 제3국에 공동 진출하자는 논의는 최소 5년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김 장관은 스스로도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숨기지 않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설 연휴 전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개각에서 교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교체가 예상되는 시기 직전 유럽 순방은 내년 총선 출마를 앞두고 엄중한 사안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의혹을 단숨에 날려버릴 기회는 있다. 국토부는 오는 21일부터 여러 중대한 사안에 대해 정면 돌파에 나선다. 카풀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오는 21일 출범 예정이고 같은날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을 확정하는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도 열린다. 공시가격 공시는 오는 25일 예정돼 있다.
김 장관은 앞서 "택시업계 공유서비스 도입은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택시업계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공시가격 형평성의 당위성도 꾸준히 주장해 왔다. 김 장관이 끝까지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시원스러운 해결책을 제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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