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 이른바 ‘리스크-온’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위험자산 전반에 걸쳐 매물이 쏟아졌던 시장 상황에 커다란 반전이 나타난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올해 긴축 사이클이 상당폭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신흥국 증시와 정크본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투자 자금을 유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18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리퍼에 따르면 미국 정크본드 펀드로 최근 한 주 사이 33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홍수를 이뤘다. 이는 지난 2016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에서는 같은 기간 150억달러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대기 자금이 본격적으로 위험자산에 진입하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와 별도로 EPFR에 따르면 신흥국 펀드가 최근 한 주 동안 33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 3개월 사이 관련 펀드로 밀려든 자금은 275억달러에 달했고, 2018년 278억달러의 썰물을 기록했던 신흥국 펀드가 뚜렷한 반전을 이뤘다.
신흥국 채권펀드도 한 주 사이 24억달러의 자금이 유입, 투자 심리 개선을 반영했다. 이번 수치는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터키 리라화 폭락으로 촉발됐던 신흥국 자산 패닉에 대한 투자자들의 공포감이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진단이다.
지난해 14.58% 후퇴했던 MSCI 이머징마켓 지수는 10월 저점 이후 8%의 강한 반등을 연출, 낙관론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본토벨 퀄리티 그로스의 매튜 벤켄도프 최고투자책임자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신흥국 자산의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크게 저평가됐다”며 “지난해 크고 작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흥국 자산이 과격한 매도에 시달렸지만 중장기 성장 잠재력을 감안할 때 투자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의 혼란이 신흥국 자산으로 자금을 몰아가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의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실물경기 충격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유럽 역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EPFR의 카메론 브랜트 리서치 이사는 이날 투자 보고서를 통해 “선진국의 투자 리스크가 점차 고조되는 한편 신흥국의 경우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말했다.
리퍼의 팻 켄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연초 이후 뉴욕증시의 반등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자극했다”고 판단했다.
한편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펀드에서는 한 주 동안 9억13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 8주만에 유동성 기류의 반전이 나타났다. 레버리지론 펀드 역시 3억2700만달러의 ‘팔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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