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중국의 경기 한파에도 위안화가 강한 상승 탄력을 과시하는 가운데 투자은행(IB) 업계가 경고를 쏟아내고 있다.
연초 위안화 강세는 달러화 약세에 따른 상대적인 반작용일 뿐 경제 펀더멘털과 동떨어진 모멘텀이 지속될 수 없다는 얘기다.
중국 위안화 [출처=블룸버그] |
15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달러/위안화 환율은 6.78위안 선에 거래,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올들어 위안화의 상승폭은 1.8%로, 아시아 지역 11개 통화 가운데 상승률 3위를 기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제조업과 수출입 등 중국의 매크로 경제 지표가 일제히 하강 기류를 타는 상황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수출과 수입이 일제히 2년래 최대 폭으로 감소, 예상 밖의 경기 후퇴를 나타냈고 애플의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을 통해 보듯 소비자 수요와 제조업 경기 역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초 위안화의 강세가 달러화 약세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이 진전을 이루는 데다 매파 목소리를 내던 연방준비제도(Fed)가 긴축 사이클의 속도 조절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서 달러화 모멘텀이 희석되자 위안화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독일을 포함한 유로존 실물경기 악화와 브렉시트 리스크로 인한 유로화 및 파운드화 하락 압박 역시 위안화 강세에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위안화가 단시일 안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6% 대 초반으로 지난해에 비해 후퇴할 여지가 높고, 관세 전면전에 따른 수출입 업체의 위안화 수요 역시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코 빌바오 비즈카야 아르헨티나의 시에 리 아시아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위안화의 상승 동력이 곧 꺾일 것”이라며 “펀더멘털 측면에서 추가 상승을 정당화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안화가 추가 상승할 경우 중국인민은행(PBOC)이 구두 개입을 포함한 제동에 나설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90일 시한으로 진행중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둘러싼 리스크가 여전하고, 이미 지난해 시행된 관세 후폭풍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에 충격을 가할 수 있어 궁극적으로 위안화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연초 위안화 강세가 계절적 요인과 투기 세력의 공격적인 매수에 의한 것으로 판단하고, 차익 실현을 권고했다.
특히 내달 5일부터 음력 설을 앞두고 해외 이익을 위안화로 전환한 수출입 업체들이 설 이후 반대 포지션을 취할 여지가 높아 리스크 헤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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