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202표 대 반대 432표로 부결..16일 총리 신임투표 실시
메이 총리 “여전히 질서있는 브렉시트 원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영국 하원이 15일(현지시간) 테리사 메이 총리 내각이 제출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영국이 EU와 합의안 없이 탈퇴하게 되는 ‘노 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한편 협상을 주도해온 메이 총리의 정치적 위상도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됐다.
브렉시트 합의안 지지를 호소하는 테리사 메이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하원은 이날 저녁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마지막 토론을 벌인 뒤 표결에 들어가 찬성 202표 대 반대 432표로 부결시켰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반대표가 230표나 많게 나온 것은 메이 총리 내각의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광범위한 거부감과 반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메이 총리의 집권 보수당 의원이 317명이었음을 감안하면 여당 내 반란표가 217표에 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노동당과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민주연합당(DUP) 등 야당들은 투표에 앞서 모든 소속 의원들이 반대 표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 승인 투표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영국 하원 650명 중 하원의장 등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11명을 제외한 239명의 과반수인 320명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했다.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을 앞두고 런던 의회 의사당 앞에 모인 브렉시트 찬반 시위대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메이 총리는 표결 직후 의회 연설을 통해 “(표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질서있는 브렉시트를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 대변인은 메이 총리가 여전히 브렉시트 합의안이 질서 있는 탈퇴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도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당과 민주 연합당 등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에 책임을 지고 메이 총리가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총리 대변인실은 메이 총리에 대한 신임 투표가 16일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이후 극심한 사회 분열과 정국 혼란을 어떻게 수습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와 함께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도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 29일 EU에 탈퇴 의사를 통보했다. 양측이 최종 합의안을 마련하지 못하더라도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통보일에서 2년이 지난 오는 3월 27일에 자동으로 EU에서 탈퇴하게 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