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 정부가 미국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자국 시장 진입을 막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가 10년 간의 분쟁 끝에 해외 업체의 자국 결제 시장 참여를 막는 장애물을 걷어냈지만, 아직도 중국 내 보이지 않는 진입 장벽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인민은행인 PBOC가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제출한 위안화 은행카드 청산회사 신청서 승인을 1년 넘게 거부하고 있다고 두 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이 두 회사의 중국 내 위안화 결제 사업이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허가 절차에서 승인을 위해선, 그 첫 단계로 신청서 '수리(受理)'가 필요하다. 서류를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하지만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신청은 이 단계에서 막혀 있다.
중국과 무역 협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의 불만이 이같은 사례에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미국은 중국이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는 규정을 갖추고 있음에도 외국 기업의 경쟁을 막기 위해 비공식적인 장벽을 사용한다고 비판해왔다. 미국 정부는 자국 금융 회사의 중국 내 시장 접근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왔다.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중국 진출 노력은 최소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세계무역기구(WTO)는 중국이 해외 결제 서비스 공급업체들을 차별한다고 판결했다. 미국 정부가 그 시점으로부터 약 2년 전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2014년 10월 중국은 해외 기업에 시장을 개방하겠다고 선언하고 6개월 뒤 구체적인 시장 진입 프레임워크를 발표했다. 이에 PBOC는 2016년 은행카드 청산회사와 관련한 규정을 내놓았다. 이듬해 6월 PBOC는 신청 절차를 발표했고, 이에 비자는 2017년 7월 신청서를 제출했다. 마스터카드도 비자를 따라 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해외 카드사 중에 처음으로 PBOC의 허가를 받은 곳은 미국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다. 그러나 11월 아멕스의 승인 건은 중국에 100% 외국인 지분을 허용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중국 기업과 '50 대 50'의 지분 비율로 회사를 설립하는 조건으로 이뤄진 것이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FT는 설명했다. 신문은 "중국의 신청 처리 거부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바라봤다.
중국 인민은행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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