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은행(BOJ)이 10일 발표한 1월 지역경제보고 일명 ‘사쿠라리포트’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영향이 일본의 지역경제로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BOJ는 “중국용 전자부품의 수주 감소와 수출 둔화를 지적하는 기업이 늘었다”며 “향후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설비투자를 보류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내각부가 전일 발표한 지난해 11월 경기동향지수(2015년=100)에서도 수개월 후의 경기 전망을 나타내는 선행지수가 전월비 0.3포인트 하락한 99.3을 기록하며 2개월 만에 악화,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본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일본의 지역경제는 현 상황에서는 대체로 호조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BOJ의 1월 지역경제보고에서는 소비 증가 기조와 노동 수급 긴축 등을 배경으로 전체 9개 지역의 경기 판단에 ‘확대’ 또는 ‘회복’이란 표현이 들어갔다.
하지만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OJ는 이번 지역경제보고의 경기 판단에서 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언급했다. “수주 부진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는 표현을 새로 추가했다.
BOJ 조사통계국은 지난해 10월 조사에서는 기업에 대한 영향에 대해 “향후 전망에 대한 우려” 정도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으로 현저해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해외 리스크 중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특히 중국용 수출이 많은 전자부품과 기계 업종에서는 이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간토코신에츠(関東甲信越) 지방의 생산용기계 업체와 전자부품 업체에서는 “최근 수주가 줄고 있다” “최근 큰 주문은 자취를 감췄다”며 걱정 섞인 대답을 내놓았다.
무역전쟁에 따른 불투명한 경기 전망은 생산설비 등 미래 투자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고쿠(中國) 지방의 전기기계 메이커는 “중국용 수요가 확실히 감소하고 있다”며 “무역전쟁으로 중국 경제가 더욱 둔화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설비투자를 당분간 연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BOJ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 감소도 일본 지역경제의 족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간토코신에츠 지방의 생산용기계 업체는 “스마트폰 출하 감소를 이유로 대형 반도체 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보류하면서 아시아용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BOJ의 지역경제보고(사쿠라리포트)는 일본 내 9개 지역의 분기별 경제 전망을 통해서 일본 전체의 경제를 전망하고자 하는 보고서이다. 9개 지역은 홋카이도(北海道), 도호쿠(東北), 간토코신에츠(関東甲信越), 추부(中部), 긴키(近畿), 추고쿠(中国), 시코쿠(四国), 규슈·오키나와(九州·沖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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