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조사받은 중앙지검 15층
특수부 부부장검사 vs. 양승태+변호인
호칭 피의자 or 대법원장..조서에는 피의자로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양승태 사법농단’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에서 ‘피의자’로 불리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에 따르면 ‘양승태 사법농단’ 최정점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오전 9시30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는다. 전직 대법원장으로선 헌정 사상 처음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은 지난해 구속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이 조사받은 곳이다.
양 전 대법원장 조사는 신봉수 특별수사1부장 지휘 아래 단성한·박주성 특수부 부부장검사들이 맡는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양 전 대법원장과 법률대리인 최정숙 변호사와 최 변호사를 도울 후배 변호사가 입회할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 15층 조사실 배치도 |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 조사 시 ‘피의자’ 호칭을 쓸지, ‘대법원장’ 등이라고 부를지도 주목된다. 대검찰청 조사 관련 메뉴얼에 따르면 피의자 신문에서 호칭은 피의자를 사용하라고 나와 있다.
“○○○씨에 대한 호칭은 법에 따라 피의자로 부르도록 하겠다”고 고지한 뒤, 조사를 시작하는 것이다. 검찰이 전직 대법원장 예우차원에서 대법원장 등 호칭을 사용할 수 있으나, 피의자 신문 조서에는 원칙상 피의자로 적어야 한다.
과거 전직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10층 조사실에서 조사받았다.
다스(DAS) 뇌물수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1001호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곳은 일반 검사실을 개조한 곳으로, 보안상 장점이 많아 이 전 대통령 외에 박근혜 전 대통령도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을 박근혜 정부 당시 일제 강제징용 재판 개입 등 직권남용권리행사와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농단 구속기소1호’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공소장에는 양 전 대법원장을 공범으로 적시됐다. 검찰이 지난달 청구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구속영장청구서에도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을 공범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는 전일 법원 내부 통신망에 양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기자회견 시도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을 골자로 성명서를 게시했다. 이에 양 전 대법원장 측과 법원노조 측의 충돌이 벌어질 전망이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