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준호 기자 =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現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한·일 롯데그룹 분리 독립안‘이 담긴 자필 편지를 보내 화해를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불안정한 만큼 일본 롯데는 신 전 부회장 본인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독립 경영하는 형태로 분리 운영하자는 게 골자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기존 주장을 되풀이할 뿐, 진정성이 없다”며 신 전 부회장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8일 SDJ코퍼레이션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지난해 4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화해를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신 전 부회장이 편지에서 전달한 ‘화해의 기본방침’의 핵심은 경영권 분쟁을 중단하고, 일본 롯데홀딩스의 한국 롯데그룹 지배 구조를 해소해 한국 롯데의 독립 경영을 보장하자는 것이다. 양 측이 합의한다면, 신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의 지분을 갖고, 신 회장은 일본 롯데그룹으로부터 분리된 형태로 안전하게 한국 롯데그룹 지분을 경영권을 가져가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공식 대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롯데그룹은 “신 전 부회장 측이 상법상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뿐더러, 궁지에 내몰린 상황에서 화해 편지를 국면전환용으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 뿐만 아니라 신격호 명예회장, 롯데 경영진 등을 상대로 한국과 일본에서 수십 차례 소송을 제기했고 대부분이 아직 진행 중”이라며 “본인의 호텔롯데 이사해임 불복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하는 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등 진정성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 전 부회장이 ‘개인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와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아쉽다”며 “회사의 큰 결정은 특정 주주 개인의 의지에 따라 좌우될 수 없고 이사회, 주총 등 상법상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꼬집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전 부회장은 앞선 다섯 차례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모두 패했고, 신 회장은 경영능력 인정받아 일본 주주들의 신임을 얻고 있다”며 “일본 주주뿐 아니라, 이미 일본 법원에서도 신 전 부회장의 경영능력이 부적격하고 해임이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뉴스핌] |
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