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회, 12월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女 접대부 요구
靑 국민청원 “예천군의회 의원 전원 사퇴‧처벌해야” 쏟아져
예천군, 재정자립도 하위권‧해외연수 비용은 전국 2위
“기초의회 폐지” 청원도…“기초의회 존재 이유 의문”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해외 연수를 떠난 경북 예천군의회 소속 의원들이 가이드 폭행 및 여성 접대부를 요구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정치인 해외연수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청원이 등장했다.
심지어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 소속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서 물의를 빚은 것을 문제 삼으며 “기초의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청원글까지 게재됐다.
예천군의회 소속 의원들의 해외연수 폭행 및 여성 접대부 요청 논란과 관련한 청와대 국민청원글 [사진=청와대] |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자유한국당)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 10일 간 미국과 캐나다로 연수를 떠나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술에 취해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이 연수에는 박 부의장을 포함한 예천군의원 9명(한국당 소속 7명, 무소속 2명)과 의회사무국 직원 5명이 함께 했다.
폭행 피해자인 가이드에 따르면 군의원 가운데 권도식 의원(무소속)은 전화로 부를 수 있는 여성 접대부, 이른바 ‘콜걸’까지 불러 달라는 요구를 가이드에게 하기도 했다.
가이드는 지난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권 의원이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고 계속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비난 여론이 일자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은 지난 4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부의장은 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예천군의회를 비난하고 정치인의 해외 연수를 전면 금지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줄을 이으며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 청원인은 “예천군 의원들이 해외연수랍시고 미국과 캐나다에 놀러가서 성매매까지 시도한 것이 드러났다”며 “국민 세금으로 연수라는 목적 하에 놀러가서 나라 망신까지 시키고 가이드 폭행까지 하다니, 이게 대한민국을 위해 일한다는 공무원의 모습이냐”고 반문했다.
이 청원인은 이어 “공무원들의 해외연수를 금지시켜야 한다”며 “배워오는 것도 없는데 왜 해외까지 가서 연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그러면서 “예천군 관련자들을 모두 파면하고 처벌한 후 세금을 다 돌려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8년도 예천군의회 의원 공무국외연수 계획서 [자료=예천군의회] |
일부 청원인은 ‘기초의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놨다.
이 청원인은 “예천군은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전국에서 200위 밖(215위)인데 해외연수비용은 2위”라며 “이렇게 된 이유를 밝히고 관련자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세금으로 간 해외여행 비용은 모두 반납하라”고 촉구했다.
청원인은 이어 “이것이 기초의회 의원들 수준”이라며 “선거 때도 도대체 군의원이 뭐 하는 사람들인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고 선거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찍고 나오니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개탄했다.
청원인은 그러면서 “이런 기초의원 제도를 국민 세금을 들여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유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기초의회는 국민의 필요에 의한 제도가 아닌, 정치인들의 필요에 의한 제도이므로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