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류태준 기자 = 총파업에 돌입한 KB국민은행 노조원들은 8일 서울 송파구 잠실 학생체육관에 모여있다. 머리에 '총파업'이라고 새겨진 붉은 머리띠를 한 노조 간부 20여명은 체육관 외부 입구 두 곳에 서서 합류하는 조합원들에게 "어서오시라, 반갑다"며 인사를 건냈다. 인근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에서는 수십 명의 직원들이 체육관을 향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체육관으로 들어서자 1층 복도에는 텐트가 보였다. 2층 복도에는 은색 돗자리 위에 누워 외투와 침낭 등으로 추위를 달래는 직원들이 보였다. 7일 저녁 전야제부터 밤샘 농성을 한 이들은 컵라면과 도시락 등으로 아침을 떼우고 있었다.
[ 사진 = 류태준 기자 ] |
충청남도에서 올라왔다는 A씨는 검은색 여행용 가방(케리어)를 정리하고 있었다. 두꺼운 검은색 외투와 흰색 마스크를 쓴 그는 "지점 직원들과 어제(7일) 저녁 올라와 계속 같이 있었다"며 "다음 총파업에도 똑같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내에는 이른 아침에도 5000여명이 자리를 잡았다. 7일 저녁 11시에 있던 8000여명(노조측 추산)에 비해 빈자리는 조금 있지만 대부분의 좌석이 가득 찼다. 이들은 공영방송 노동조합 투쟁 영상을 보며 9시에 있을 총파업 선언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언이 다가오자 좌석이 점점 차 6000석을 채웠다.
8시 40분 노조는 총파업 선언을 시작했다. 노조 지도부와 한국노총과 금융노조 간부들이 수십 개의 깃발과 함께 무대로 입장했다. 8시 50분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이 "총파업을 선언한다"고 외치고 노조원들이 "투쟁"이라고 화답하며 19년만의 파업이 시작됐다.
노조는 오늘 오후 3시까지 잠실 학생체육관에 머물며 투쟁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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