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임 요구해도 안 물러날 것”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히 하겠다며 금융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연준이 항상 상황에 맞게 정책 기조를 변경할 준비가 돼 있다며 통화정책이 미리 결정된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경제학회(AEA) 연례회의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해 통화정책과 관련 “연준은 신중할 것이며 시장과 지표의 충돌하는 신호를 감안해 어떻게 경제가 움직이는지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연준의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우려하는 금융시장의 우려를 달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으며 올해도 2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파월 의장은 “늘 그런 것처럼 (통화) 정책에 미리 정해진 경로는 없다”면서 “특히 인플레이션 수치가 잠잠한 것을 감안할 때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면서 기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우리는 항상 정책 기조를 변경하고 그것을 상당히 변경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이 완화적일 필요는 없지만, 중립적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날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 지표는 2019년에도 좋은 모멘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9년에 들어서며 지표도 대체로 강하다”고 진단했다.
12월 고용지표를 확인한 파월 의장은 12월 임금 상승이 너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12월 31만2000건의 신규 고용을 달성한 미국 경제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3.2% 올랐다.
최근 부각된 중국 경제 둔화 우려에 대해 파월 의장은 “중국 경제는 올해도 성장할 것”이라고 말하고 시장이 하방 위험을 지표보다 앞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연준의 자산 규모 축소가 문제가 된다면 이를 변경하는 데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월 의장의 해임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파월 의장은 백악관으로부터 자신의 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으며 대통령이 자신에게 사임을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할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도 전했다.
이날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 옐런 전 의장은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이 꽤 둔화할 것으로 보면서도 장기 추세 성장률은 웃돌 것으로 봤다. 옐런 전 의장은 성장세가 연준의 추가 긴축에 합당하다고도 판단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미국 경제가 사상 최장기간의 확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일부 둔화가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정책에 신중하겠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환호했다. 뉴욕 증시에서 미국 동부시간 오전 10시 47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66.51포인트(2.50%) 급등한 2만3252.73을 기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