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방송 "5100톤 쓰레기 담은 컨테이너 51개, 1월 9일 한국 도착"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필리핀 정부가 한국 업체들이 재활용품이라며 필리핀에 수출했던 쓰레기를 내주 한국으로 되돌려보낼 계획이라고 필리핀 민영방송 ABC CBN 뉴스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관세청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7월 미사미스 오리엔타주 민다나오섬 국제컨테이너터미널에 5100톤 규모의 쓰레기를 담고 도착한 컨테이너 51개가 오는 1월 9일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컨테이너 내용물은 한국-필리핀 합작 기업이 재활용이 가능한 합성 플라스틱 조각이라고 신고하며 필리핀에 수출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배터리, 전구, 전자기기, 심지어 기저귀까지 들어 있었다고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한 바 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필리핀 당국은 한국 정부에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라고 요구했고, 환경운동가들은 필리핀 마닐라 타기그시티에 있는 한국 대사관 앞에서 ‘당신들의 쓰레기를 당신들 나라로 가져가라’, ‘필리핀은 부자 나라의 쓰레기장이 아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필리핀 비정부기구 생태쓰레기연합은 한국 대사관에 보낸 서한에서 “당신의 나라에서 재활용하기 어렵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플라스틱이 필리핀과 같은 저소득 국가에 ‘재활용’ 명목으로 버려지고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환경부와 관세청이 필리핀에 폐기물을 불법 수출한 업체를 조사하고 폐기물을 회수하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존 사이먼 민다나오 국제항 세관장은 기자회견에서 "폐기물이 9일까지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에 대한 단속과 정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멈췄다고 해서 쓰레기를 필리핀에 버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이 세계 최대 재활용 산업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지난해 중국은 재활용 폐기물 수입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재활용 폐기물 수출이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정부도 일부 재활용 폐기물 수입품에서 독성 물질과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을 발견하고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태국은 2021년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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