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태우 3일 소환해 조사…쟁점은 민간인 사찰·공익 제보자 여부
김태우, 야당·언론사 사찰 의혹에 공공기관 블랙리스트 등 폭로
靑 "비리 혐의자 김태우 개인의 일탈일 뿐", 민간인 사찰 전면 부인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제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청와대 인사들과 김 전 특감반원의 진실공방도 첨예해지고 있다.
김 전 특감반원이 언론과 야당을 통해 연일 제기한 민간인 사찰 및 공무원 별건조사 등의 의혹에 청와대가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양측의 공방은 계속됐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출석한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이 완패하면서 김태우 전 특감반원의 폭로가 확산될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양측의 진실공방은 이어지고 있다.
◆ 폭로 이어가는 김태우 "文 정부, 오히려 민간인 사찰 강도 세져"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공무원 감찰 별건 조사 의혹까지 제기
김 전 특감반원은 자신이 과거 작성했던 첩보 문건을 증거로 과거 정부보다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민간인 사찰 강도가 강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특감반원은 그동안 자신이 작성한 첩보 문건이라며 민간인 인사와 야당, 언론사 등에 대한 첩보 목록을 공개했다. 문재인 정부가 특감반원을 통해 야당, 언론 등에 대한 사찰을 벌였다는 것이다.
김 전 특감반원은 지난달 27일에는 공공기관 330여 곳에 대한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특감반에 있었다고 새로운 폭로를 이어갔다.
전국 330곳 공공기관의 사장과 감사 등 정부가 임명하는 인사들의 명단과 이력 임기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들이나 임기가 많이 남은 인원을 대상으로 100~200여 명을 추려 친야권 인사의 퇴임을 종용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했다고 했다.
김 전 특감반원은 이후에는 특감반이 공무원 감찰을 실시하면서 휴대폰을 뒤져 사생활에 대한 별건 조사를 실시했다고도 했다.
특감반장이 제시한 외교부 간부 14명이 조사 대상이었는데 휴대폰 포렌식(범죄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에 쓰이는 과학적 수단이나 방법, 기술 등을 포괄하는 개념)을 하고도 언론 유출자를 찾지 못하자 사생활까지 뒤졌다고 했다.
김태우 전 특감반원과 청와대 인사들이 민간인 사찰 관련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
◆ 靑, 일관되게 "김태우 개인의 일탈, 민간인 사찰 없었다"
블랙리스트·별건 조사 의혹에 '정상적 범위의 업무'
청와대는 김 전 특감반원의 폭로에 대해 일관되게 민간인 사찰은 없었고, 비리 혐의자의 일탈이라고 해명했다.
임종석 실장은 지난 달 31일 국회 운영위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의 사찰행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김 수사관은 업무 과정에서 과거의 경험과 폐습을 버리지 못하고 업무 범위를 넘나드는 일탈 행위를 벌였다"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김 수사관은 동료들의 흠결을 들춰내 넘기고 자신의 비위를 감추고자 수집한 부정확한 정보들을 일방적으로 유포하고 있다"면서 "이 사건의 본질은 비위로 곤경에 처한 범죄 혐의자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국정을 뒤흔들어보겠다고 하는 비뚤어진 일탈 행위"라고 정의했다.
조국 민정수석도 같은 자리에서 청와대 차원의 조직적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민간인 사찰을 지시한 적이 전혀 없다"면서 "사찰 지시가 있었다면 저는 민정수석으로서 파면돼야 한다"고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임 실장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주장에 대해서도 "환경부 감사관실에서 작성한 문건에 대해서는 각 부처별로 장관이 임명권을 갖고 있는 기관장이 더 많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산하 공공기관 고위 임원들의 이름과 임기, 사표 제출 여부를 파악한 것을 가지고 블랙리스트라고 공세를 취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은 별건 조사 주장에 대해 "물론 조사하다보면 나오는 것이 있는데 반드시 징계해야 할 것이 나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따로 징계를 안했다"면서 "야당 의원이 운영위에서 이름을 밝힌 모씨도 문서 유출 때문에 조사했는데 사생활이 나왔다. 그러나 따로 징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kilroy023@newspim.com |
◆ 김태우 논란, 이제 법정으로…檢, 3일 김태우 소환
핵심은 특감반 활동의 '민간인 사찰' 여부, 靑 윗선 지시도 주목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이 오는 3일 김태우 전 특감반원을 소환해 조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양측의 주장은 이제 법정으로 넘어가게 됐다.
김 수사관은 검찰 조사에서 그동안 자신이 주장한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과 청와대 윗선 지시 등을 근거 자료를 통해 해명할 전망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우선 청와대 특감반이 행한 첩보 작업이 김 전 특감반원이 주장하는 '민간인 사찰'이었느냐 아니면 청와대가 주장하는 정상적인 감찰 조사의 일환이었느냐다.
청와대는 김 전 특검반원이 제출한 첩보 목록은 찌라시 수준의 첩보 문건으로 대부분 윗선까지 보고가 올라가지 않고 특감반장 선에서 정당하게 폐기됐다는 입장이지만, 김 전 특감반원은 청와대 윗선에 이를 보고했고, 지시도 있었다고 하고 있다.
김 전 특감반원이 공익 제보자인지 혹은 자신의 비리 혐의를 덮기 위한 폭로자인지의 정의도 중요하다. 청와대는 김 전 특감반원이 직무를 통해 취득한 정보를 언론과 야당에 폭로해 공무상비밀누설죄를 저질렀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직무상비밀누설죄에 대해 '벌령에 비밀로 명시될 필요 없이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중요한 것으로써 정부나 국민이 객관적, 일반적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을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정의하면서 "이것이 실질적으로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라고 조건을 붙였다.
김 전 특감반원은 자신의 폭로에 대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위법한 민간인 사찰을 알린 것이므로 해당 내용을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없다고 하고 있어 이에 대한 판단에 따라 전혀 다른 입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확보한 자료와 김 전 특감반원이 제기하는 자료에서 이같은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