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대우, NH투자 등 1Q 예상 영업익 전년比 30% ↓
위탁매매 수익 감소, PI투자 부진 등으로 연간 실적 불투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올해 초 국내외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사들의 실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단 전통적 수익원인 위탁매매와 자기자본투자(PI)부문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은행(IB) 성과가 실적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2일 에프앤가이드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0%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452억원으로 전년동기(2146억원) 대비 32% 줄어들 전망이다. 순영업수익(순매출액)은 전년동기(4912억원) 대비 19% 줄어든 3950억원 정도로 3개분기 연속 4000억원대를 밑돌 것으로 관측된다.
NH농협지주에 인수된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내던 NH투자증권도 역성장이 예상된다. 1분기 예상 영업이익과 순영업수익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34%, 12% 쪼그라든 1153억원, 3255억원 정도다.
한국투자증권을 주력 계열사로 둔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1670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년동기(2355억원) 대비 29% 급감한 수치다. 1분기 실적으로는 2016년 이후 가장 낮다. 2005년 이후 13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업계 1위를 기록한 키움증권도 1142억원에서 21% 감소한 약 900억원이 예상된다.
이 같은 실적 부진 전망은 주식거래 급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매출 비중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위탁매매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 상승 탄력을 받던 증시는 하반기 급락해 연간 17% 하락률을 기록했다. 증시 불안이 이어지면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꺼려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작년 11월 하루 평균 주식시장 거래대금은 8조4245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다. 지난해 연초 일평균 거래대금 15조8000원을 기록한 것을 비춰볼 때 절반가량 줄어든 것. 올해 상반기도 박스권을 벗어나기 어려워 주식 거래대금 한파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지수 부진까지 겹쳐 증권사의 PI, 주가연계증권(ELS) 조기 상환 수익도 줄어들 전망이다. 실제 증권사 상당수가 미국, 중국의 증시 하락에 PI부문 수익이 급감한 상태다.
결국 증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각사의 IB부문 성과가 주요 변수로 자리할 것으로 관측된다. 주식과 달리 변동성이 크지 않고 부동산, 빌딩, 자금대여 등 IB 투자에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주요 증권사들은 IB부문에서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사 한 임원은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이 주식시장에서 발생한다는 점에서 증시 불안은 최대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반적으로 위탁매매 수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IB와 대체투자의 성과가 몸집을 유지하고 경쟁력을 키우는 주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증권사 CEO가 대거 IB 전문가로 채워진 것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덧붙였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