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올해 들어 시가총액 5조달러(약 5627조5000억원)가 증발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신흥시장이 최근에서야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내년에도 달러강세, 미국 금리인상, 무역전쟁, 유가 급락, 포퓰리즘 정부 등 신흥시장을 짓누르는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진단했다.
신흥국 달러화 표기 채권 평균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통신] |
◆ 연준 긴축 지속 -> 달러강세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기대만큼 비둘기파 기조를 보이지 않은 이후 투자자들은 연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나서서 파월 의장은 해임되지 않을 것이라며 직접 금융시장 달래기에 나서는 등 연준을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로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할 계획이어서, 동유럽 중앙은행들이 금리인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도네시아 등 외국 투자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 절하와 자본유출 리스크를 안고 있다.
◆ 무역전쟁
미국과 중국이 90일 간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국내에서 미국의 무역 및 투자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하고 있다.
휴전이 끝난 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긴장이 한층 악화되면, 중국 증시의 주요 지수가 2008년 이후 최악의 한 해를 기록하고 한국과 대만 증시가 급락한 가운데 아시아 시장 자산은 또다시 직격탄을 맞게 된다.
◆ 포퓰리즘
브라질과 멕시코에는 새해에 각각 극우파와 극좌파 포퓰리즘 정부가 들어선다.
브라질 대통령으로 당선된 극우파 자이르 보우소나르가 국유기업 매각 계획을 발표하고 보우소나루 당선자의 친기업 정책을 설계한 시카고대 출신 경제학자 파울로 구에데스를 경제고문으로 임명하자 브라질 증시는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지나치게 후한 정책으로 기금이 고갈되고 있는 연금 시스템을 개혁해야 하는 난제를 풀어야 한다.
멕시코의 새 대통령인 극좌파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130억달러 규모의 공항 프로젝트를 중단하면서 시장을 불안하게 하는 것으로 첫 발을 뗐다. 이후 2019년 예산안이 시장을 안심시킬 만큼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하면서 시장 소요가 줄었으나, 오브라도르가 복지 지출을 늘리면서도 균형 예산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 다가오는 선거
새해에는 글로벌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할 선거가 각국에서 실시된다.
오는 4월 또는 5월 중에 개최될 인도 총선에서는 연립정부 구성 가능성이 있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개혁이 좌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오는 2월 24일 선거를 앞둔 태국에서는 지난 2014년 무혈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한 태국 집권당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오는 4월 17일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프라보워 수비안토가 다시 맞붙는다.
아르헨티나에서는 10월에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에 대한 심판격의 선거가 실시된다. 마크리 대통령은 외국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인물이지만, 아르헨티나가 경기침체에 빠지고 인플레이션이 50%로 급등하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유권자들이 포퓰리즘에 기반을 둔 전 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를 다시 당선시킬 가능성이 있다.
자이르 보우소나르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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