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미래의 미라이' 기자회견…내년 1월17일 개봉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신작 ‘미래의 미라이’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미래의 미라이’는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쿤이 여동생 미라이가 생긴 후 달라진 변화 속에서 미래에서 온 동생 미라이를 만나게 되고, 그 후 시공간을 초월한 아주 특별한 여행을 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27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미래의 미라이’ 기자회견에 참석해 “이 영화는 제 아이와 가족을 모델로 했다. 첫째 아이 밑에 여동생이 태어났다. 첫째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가족이자 여동생으로 받아들이는지가 흥미로워서 그걸 소재로 만들었다”고 제작 계기를 밝혔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오른쪽)이 27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미래의 미라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사진=뉴스핌DB] |
영화는 한 가족을 통해 ‘아주 사소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의 우리가 있는 것’이란 메시지를 전달한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우리 영화는 굉장히 어린 아이가 나오는 작은 가족의 이야기다. 하지만 보다 보면 엄청나게 큰 가족의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인생과 시간이 연결돼 있음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야기를 끌고 가는 미라이는 “천사”라고 정의했다. 그는 “천사는 무언가의 길잡이가 된다. 쿤은 동생에게 사랑을 뺏기고 헤매는 어린이다. 부모도 육아를 통해 인생을 배워나가는 중이다. 우리 영화에 완벽한 아이나 어른은 없다. 오히려 우리와 같이 서툴고 아는 것도 많이 없다.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미라이의 역할이고 그러기 위해 넣었다”고 설명했다.
젊은 세대의 공감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지적에는 “난 늘 젊은이들의 시각을 생각한다. 지금 젊은 세대는 억압받으며 산다. 그래서 영화 속 판타지를 더욱 재미있게 느끼는 것 같다. 화려한 세계를 동경하며 사는데 이 영화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일상의 대단함과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다. 젊은 세대에겐 이 사회가 절망적일 수 있지만, 일상은 멋진 모습이 가득하다. 그래서 꼭 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2006), ‘늑대아이’(2012), ‘괴물의 아이’(2015) 등 그간 아이, 가족을 영화의 소재로 삼은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 때 ‘인간은 어떤 상태에 이르면 변화하게 되는가’란 질문을 많이 던진다”며 “아이는 굉장히 빠르게 변화한다. 변화의 다이너미즘이 크다. 반면 어른은 늦다. 영혼이 강직돼 있다. 난 그 변화가 우리의 삶, 사회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영화로 인간의 변화와 성장을 통해서 그리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미래의 미라이' 스틸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
이어 “가족의 의미, 형태가 변하고 있기에 그릴 가치도 있다. 가족 내 역할도 바뀌었다. 아버지다움, 어머니다움으로 규정짓는 게 필요했던 시절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미래의 미라이’에서도 엄마는 일, 아빠는 육아를 한다. 젠더 모드를 역전시켰다. 가족에 따라 살아가는 형태와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그건 각자 찾아가는 거지 사회가 강요하거나 규정짓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차기작은 아이, 가족과 거리가 멀다고 귀띔했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새 작품은 여러 가지로 구상하고 있다. 종종 ‘다음 작품에도 가족, 아이가 나와?’란 질문을 듣는다. 확실한 건 다음 영화는 반드시 아이가, 가족이 나오는 영화가 아닐 수 있다는 거다. ‘미래의 미라이’와는 전혀 다른 영화를 구상 중이다. 그런 지점에서 다이나믹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예고했다.
‘미래의 미라이’는 앞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감독 주간부문 초청을 시작으로 제51회 시체스영화제, 제42회 안시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제66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와이드앵글부문, 애니메이션 쇼케이스에 초청됐다. 최근에는 아시아권 영화 최초로 제76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장편애니메이션 후보로 지목됐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은 “칸에 초청될 때도 놀랐는데 골든글로브시상식에 노미네이트 돼서 굉장히 놀랐다. 할리우드는 히어로 영화를 좋아해서 ‘미래의 미라이’에 배타적이지 않을까 했다. 우리 영화는 그저 가족과 아이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지 않았느냐. 근데 선택받아서 매우 영광스럽다. 기대되는 마음으로 시상식에 다녀오겠다”며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내 영화를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환영해준 나라가 한국이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로 첫 해외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를 갔다. 일본를 제외하고 처음 제 영화를 발견해줬고 이후로도 쭉 응원해줬다”며 “한국 관객이 있어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한국 관객에게 새 영화를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미래의 미라이’는 오는 2019년 1월17일 개봉한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