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연초 이후 위험자산의 도미노 하락에도 기를 펴지 못했던 금값이 마침내 상승 탄력을 보이고 있다.
금 선물이 이달 들어 5% 가까이 상승했고, 현물 가격 역시 6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것. 내년 이후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고가 꼬리를 무는 데다 달러화 약세 전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골드바 <이형석 사진기자> |
2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금 선물 2월 인도분이 0.1% 소폭 오르며 온스당 1273달러에 거래됐다.
금 현물 가격은 장중 1% 가까이 오르며 6개월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값이 거래 마감을 앞두고 상승폭을 크게 축소한 것은 이날 뉴욕증시가 강한 반등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금 선물은 12월 들어 5% 가까이 상승하며 월간 기준으로 2017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탄력을 과시했다.
뿐만 아니라 펀드 매니저들 사이에 금 수요 역시 크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과도한 금리인상이 경기 침체의 도화선을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와 올해 세 번째 발생한 미국 정부 셧다운 사태의 장기화 조짐,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가 맞물리면서 안전자산 수요를 부추기고 있다.
주식부터 정크본드, 국제 유가까지 위험자산 전반의 급락에도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금값은 달러화 약세 전망에 따라 모멘텀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데일리FX의 데이비드 송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의 투매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 여기에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안전자산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상당수”라며 “단기적으로 포트폴리오 내 금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완다 코프의 스티븐 아이네스 아시아 태평양 트레이딩 헤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금융시장의 극심한 혼란 속에 금의 투자 수요가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 열기가 달아 오르면서 관련 상품의 금 보유량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 25일 기준 ETF의 금 보유 물량은 2187.2톤으로 지난 10월 중순 뉴욕증시의 폭락이 본격화된 이후 100톤 증가했다.
한편 월말까지 금값 상승 추이가 지속될 경우 이달 금값 상승은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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