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 종합상사들이 연이어 '탈(脫)석탄' 기조를 선명하게 하고 있다고 2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최대 종합상사인 미쓰비시(三菱)상사와 미쓰이(三井)물산은 이르면 2019년도에 발전 연료용 석탄(연료탄) 광산 사업에서 철수할 방침이다. 각각 호주에 보유하고 있는 연료탄 광산과 관련된 권익을 모두 매각한다.
석탄은 온난화가스 배출량이 많기 때문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를 요구하는 기관투자가들로부터 관련사업 매각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자원 메이저 기업에서 시작된 탈석탄의 파도가 일본에서도 본격화되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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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상사는 보유하고 있던 호주의 연료탄 광산 2곳을 스위스 자원상사 글렌코어 등에 총 7억5000만호주달러(약5960억원)에 매각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승인 절차를 거쳐 2019년 중으로 매각을 완료할 예정이다. 두 광산에서는 일본의 연간 연료탄 수입량의 4%에 해당하는 4억톤이 생산됐다.
앞서 미쓰비시 상사는 2018년도 전반에도 호주에서 보유 중이었던 또 다른 연료탄 광산을 매각했기에, 이번 매각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연료탄 광산 권익은 제로(0)가 된다.
미쓰이물산도 호주에 보유 중인 연료탄 광산을 호주의 에너지기업 뉴호프에 2억1500만호주달러(약 17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2019년도에 절차를 마치면 연료탄 광산과 관련한 권익은 사라진다. 두 상사는 향후 석탄화력발전소를 가진 전력회사에는 시장에서 조달한 연료탄을 공급할 계획이다.
석탄에는 발전·보일러 등의 연료가 되는 연료탄과 철광원료인 '코크스'(Cokes)를 만들 수 있는 원료탄이 있다. 상사들은 원료탄 광산의 권익은 향후에도 계속 보유할 방침이지만, 연료탄은 매각으로 방향을 잡았다. 연료탄은 가격이 낮다는 특징이 있지만, 천연가스의 2배나 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 ESG투자가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 환경보호 대응이 늦어질 경우 기관투자가가 투자를 철수할 리스크가 높아지게 된다. ESG투자 운용규모는 2016년 시점에서 약 23조달러(약 2경6000조원) 규모로 전세계 투자금액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실제로 노르웨이 연금기금은 2015년 약 8조원 규모의 석탄화력 관련 주를 매각했다. 일본에서도 일본생명보험(日本生命保険)이나 다이이치(第一)생명보험이 석탄화력에 대한 신규 융자를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공표했다.
이 같은 흐름에 대해 야스나가 다쓰오(安永竜夫) 미쓰이물산 사장은 "환경보호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어, 광산은 투자를 회수하기 어려운 '좌초(座礁)자산'이 될 리스크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탈석탄의 움직임은 일본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시작됐다. 호주와 영국 등 다국적 기업인 리오틴트는 2018년 3월 호주 탄광을 22억5000만달러(약 2조53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해, 석탄관련 자산을 보유하지 않은 첫 자원 메이저기업이 됐다. 호주의 웨스파머스도 석탄 관련 사업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종합상사들은 발전사업에서도 탈석탄을 진행하고 있다. 일본 종합상사 중 발전능력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마루베니(丸紅)는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신설을 중단한다. 기존의 석탄화력발전소도 2030년까지 절반으로 줄인다.
마루베니의 석탄화력 관련 이익은 연 100억엔(약 1013억원) 규모이지만, 고쿠분 후미야(国分文也) 마루베니 사장은 "재생에너지로 승부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마루베니는 향후 전력사업서 재생에너지의 비율은 현재의 10~20%가량 끌어올릴 방침이다.
스미토모(住友)상사도 석탄화력의 비중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기로 했다. 스미토모는 미야기(宮城)현에서 계획 중이던 석탄과 바이오매스(생물자원) 혼합 발전소를 바이오매스 발전소로 바꾸기로 했다.
한편, 일본에선 비교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초초임계압'이라 불리는 발전기술을 유지하는 회사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초초임계압은 일본의 플랜트 제조사나 전력회사가 주축이 돼 개발한 기술로, 일본 내에서도 많은 수의 발전소가 이 방식으로 가동 중이다.
신흥국의 전력수요도 증가하고 있어, 저가에 고효율인 초초임계압 방식의 석탄화력 발전의 필요성은 높은 상황이다. 신문은 "해외에선 석탄과 관련한 모든 투자를 억제하는 사례가 두드러진다"며 "탈석탄의 파도가 초초입계압까지 미치면 일본 기업은 전략수정을 요구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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