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경찰 "배관과 연통이 서로 어긋나 있는 상태"
전문가 "안전점검에 배기통 이상 여부 확인 빠져있어"
5년 간 배기통 이탈로 인한 사고 17건...사상자 48명
"가스안전公·공급업체서 점검 및 관리감독해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강원도 펜션 참사의 원인으로 일산화탄소 중독이 꼽히는 가운데 보일러 배기통에 대한 점검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릉=뉴스핌] 이순철기자= 18일 오후 강원도 강릉시 한 펜션에서 학생 10명 가운데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이 없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이 입구를 통제하고 조사를 하고 있다.2018.12.18. |
지난 18일 경찰은 사고 현장을 감식하는 과정에서 가스보일러 배기통 연결 부위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산화탄소와 같은 유해가스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아 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배기통은 연소한 유해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 배기통이 막혀있거나 연결부위가 벌어져 있으면 일산화탄소가 실내로 들어오면서 가스 중독 사고 등이 발생한다. 일산화탄소는 혈액과 강하게 반응하면서 산소 순환을 방해해 질식사를 유도한다. 특히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중독을 초기에 인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고는 매년 반복되지만 이에 대한 점검은 제대로 된 관리·감독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가스보일러(도시가스·LPG)로 인한 사고는 2013~2017년 5년간 총 23건이 발생했다. 이중 배기통 이탈 등으로 일산화탄소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발생한 중독사고는 17건(74%)에 달한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14명, 34명으로 총 4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반면 배기통 이탈 여부 등에 대한 점검은 미흡한 실정이다. 도시가스의 경우 가스공급업체는 1년에 2회 직원이 가스 사용 건물을 방문해 안전점검을 시행하지만, 주로 가스 누출 여부를 확인하고 배기통에 대해선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공급업체는 안전점검에서 중간벨브와 메인벨브에서의 가스 누출 여부만 확인한다”며 “가스보일러를 틀고 연소 가스가 얼마나 나오는지, 배기통이 막혔는지에 대해선 거의 확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배기통 점검은 사용자 개인의 몫이다 보니 사후관리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스보일러 설치 시 배기통이 제대로 시공이 되고 사용상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사용자가 따로 점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하성 교수는 “가스안전공사와 가스공급업체에서 서로 떠넘기기식으로 점검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업체에서 1차적인 점검을 담당하고, 가스안전공사가 2차적으로 관리감독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선 완벽한 시공과 사용자 관리가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배기통 이탈과 관련해 “보일러 시공 과정에서의 문제인지, 인위적인 요인에 의한 것인지 밝혀져야 한다”면서 “최초 설치 시 시공을 완벽히 하고, 그 이후 문제에 대해선 사용자 책임을 강화해서 스스로 관리하도록 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