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웜비어 측, 정신적 고통 등 4가지 항목 北에 책임 추궁"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에 17개월간 억류됐다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지만,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가족이 북한을 상대로 약 11억 달러(약 1조2447억원)의 배상금을 요구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웜비어 측 변호인은 지난 10월 재판부에 궐석 판결을 요청하면서 △웜비어 자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액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보상금 △부모들에 대한 위자료 △징벌적 손해배상금 등 4가지 항목에 대한 북측의 책임을 추궁하는 서류를 제출했다.
궐석 판결은 소송을 당한 피고소인 측이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을 경우, 법정 분쟁 없이 재판부가 기존 증거만을 토대로 판결을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청구 금액 가운데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건 징벌적 손해배상이다. 이는 북한이 웜비어와 부모에게 각각 3억5000만달러씩 총 10억5000만달러를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웜비어 측 변호인은 북한에 납치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에 대한 판례를 근거로 이번 금액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생전의 오토 웜비어 모습.[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미 연방법원은 지난 2015년 북한이 김동식 목사의 아들 2명에게 각각 1500만달러의 배상금과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3억달러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변호인은 “김동식 목사의 가족들에게 내려진 3억달러의 배상액수가 (북한을) 막는데 충분하지 않았다면, 계속되는 극악무도한 행위가 더 많은 처벌로 이어질 것이라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기 위해 더 많은 금액이 책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 밖의 배상액으로는 웜비어의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보상금 1000만달러와 부모들에 대한 위자료가 각각 1500만달러씩이 명시됐다.
특히 웜비어의 부모에 대해선 웜비어가 북한의 텔레비전 앞에 내세워진 것을 참고 지켜봐야 했고, 혼수상태에 있던 웜비어의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는 고통스러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는 이유 등이 위자료의 근거로 제시됐다.
웜비어 측은 오는 19일 워싱턴 DC 연방법원에서 열리는 증거청문 심리에 출석한다. 이번 증거청문에는 웜비어의 부모와 형제 등 4명과 함께 한반도 전문가인 이성윤 미 터프츠대학 교수, 북한 인권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미 북한인권위원회 위원 등 6명이 나설 예정이다.
이번 소장은 지난 6월19일 국제우편서비스인 ‘DHL’을 통해 평양 소재 북한 외무성으로 배달됐다. 우편물은 ‘김’이라는 인물이 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공식 법적 대응 절차를 밟지 않았고 지난 14일 열린 사전 심리에도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19일 열리는 증거청문 이후 추가 심리 없이 판결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웜비어는 미 버지니아 주립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6년 1월, 북한 관광에 나섰다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한 혐의로 체포됐다.
북한 당국은 같은 해 3월 웜비어에게 체제전복 혐의라며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뒤 구금해 왔다. 그는 17개월간 억류됐다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으나, 결국 6일 만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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