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중국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80만원 월급에 월세로 절반 뚝, 중국 베이징 사회초년생들의 삶의 애환

기사입력 : 2018년12월13일 17:39

최종수정 : 2018년12월13일 17:39

월세만 1500~3000위안, 저축은 꿈도 못꿔
꿈은 포기한지 오래, 마음 편하게 사는게 최고

[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서울보다 비싼 집값으로 악명 높은 중국의 수도 베이징. 대졸 2년~3차로 베이징에서 괜찮은 직장을 얻으면 실수령액 기준으로 약 4000~5000위안의 월급을 받는다. 하지만 월급 5000위안(약 82만 원)을 받아봐야 월세와 생활비를 내고 나면 오히려 통장은 마이너스가 되기 십상이다. 내집마련의 꿈은 처음부터 아예 접고 산다. 오히려 직장을 다니면서도 부모에게 손을 벌리는 젊은이들도 적지않다. 

대학을 졸업한 뒤 어려운 관문을 뚧고 베이징에서 직장을 얻어 살아가는 20대 중후반 중국 젊은이들의 경제 생활은 어떨까? 대부분은 살인적인 집값과 월급의 절반에 가까운 월세를 내느라 허리를 펴지 못하고 지낸다. 중국 매체 후시우(虎嗅)는 최근 2~3년 차 사회 초년생들을 대상으로 월급수준과 소비 지출 등 이들의 경제 생활 실태를 조사 보도했다. 이들의 꿈과 고뇌 희로애락을  '1인칭 시점'으로 재구성해 소개한다.

◆ 취업하고 한 푼도 못 모아. 얼른 시집가겠다

-월급 4000위안 이상, 2년 차 항공사 직원

내가 처음부터 국영 항공사의 사무직원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다. 외국계 기업을 다니는 어머니는 내게 “여자인 네가 일을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 편한 국영기업에 취업해라”고 하셨고 그 말도 맞다고 생각했다.

초봉으로 월급 4000위안을 받아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다행히 공항 근처 집은 월세가 1500위안으로 저렴한 편이다. 직원식당에서 15위안짜리 식사로 끼니를 때우면 한달 식비도 500위안이면 충분하다.

하지만 최소한의 품위유지를 위해 화장품과 옷을 사는데 매달 1000위안의 돈을 쓰고 있다. 다른 동료들은 몇십만원짜리 수분크림도 부담없이 사는데, 나는 그래도 최대한 아껴 쓰는 편이다. 나머지 1000위안은 용돈으로 지출된다.

월급이 조금 오른 지금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지난달에는 2300위안을 내고 1년 치 헬스 회원권을 끊은 데다 3000위안짜리 퍼스널 트레이닝(PT)도 신청했다. 기분 좋게 신용카드를 긁은 뒤 곧바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몇 달이 지나야 카드값을 다 막을 수 있을까?’ 결국 어머니께 5000위안을 빌릴 수밖에 없었다.

베이징에서 취업한 뒤 지금까지 단 한 푼도 모으지 못했다. 오히려 취업하기 전, 대학교 때 아르바이트 하면서 모았던 돈은 어머니께 맡겨서 은행 이재상품(WMP)에 투자하고 있다. 어차피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차라리 어머니께서 굴리면 이자라도 붙는 것 같다.

몇몇 외국계 기업이나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 확실히 돈은 많이 받는다. 하지만 야근과 주말 근무를 반복하는 그들이 별로 부럽진 않다.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회사에 있어야 한다니, 돈을 벌어도 쓸 시간이 없지 않은가?

어차피 앞으로 3년간 내 업무가 크게 달라질 일은 없다. 친구들을 보면 시집가 애 낳고 사는 게 제일 좋은 것 같다. 나도 얼른 남자친구를 찾아 결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월급 통장은 안 봐. 욕심 없이 살면 마음도 편해

-월급 5000위안, 3년 차 공무원

대부분 공무원 시험을 본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나 역시 큰돈을 벌기 위해 공무원이 된 것은 아니다. 직업을 선택할 때 나는 ‘안정’을 최우선으로 꼽았고, 1년만 근무해도 베이징 호구(戶口, 호적)를 받을 수 있는 공무원이 됐다.

월급 5000위안을 받는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너무 적은 것 아니냐고 걱정하지만, 정작 나는 만족하는 편이다. 먼저 월세는 정부 보조금 일부를 받을 수 있어 큰 부담이 없다. 식사는 청사 건물 식당에서 해결하고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밖에 나가는 것도 좋아하지 않아 그 외에 돈 쓸 일도 없다.

나는 평소 월급 통장을 꺼내 보지 않고 모바일 뱅킹도 하지 않는다. 그냥 얼마가 있는지 모른 채 돈을 쓴다. 전자제품 얼리어답터인 나는 최근 1900위안짜리 전자 우쿨렐레를 구입해 연습하고 있다. 그래도 돈이 부족하지 않아 다행이다.

큰 욕심 없이 사는 데는 지금의 베이징 생활도 좋은 것 같다. 집을 살 생각도 없는데, 어차피 1제곱미터당 8만위안인 베이징이 아파트나 5만위안인 항저우 아파트 모두 내 입장에서는 넘보지 못할 산이기 때문이다.

베이징 지하철역 퇴근길에 몰린 시민들 [사진=바이두]

◆ 어머니의 충고: 얼른 남자 만나 동거해, 집값 아껴야지

-월급 4900위안, 3년 차 온라인 편집 기자

“개인소득세 인하, 나랑 무슨 상관인데? 기껏해야 한 달에 맥도날드 햄버거 2번 더 먹을 수 있는 것 아냐?”

2016년 홍콩중문대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베이징에 온 나는 지난 8월 정부가 발표한 개인소득세 인하 정책을 보고 이런 생각을 했다. 세금 인하로 월수입이 40위안정도 늘어난다고 해도 달라질 건 없기 때문이다.

올해 3년 차 직장인인 나는 온라인 편집 일을 하며 월 4900위안을 받고, 우셴이진(五險一金, 중국 5대 보험과 주택공적금)도 회사에서 내 준다. 학력 경력을 종합해 볼 때 이 정도 조건이면 베이징에서 평균 정도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집값 3000위안을 내고 남는 돈 1900위안으로는 도저히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부모님이 매월 2000위안을 따로 보내주지만 생활비는 턱없이 부족하다. 아침 점심으로 각각 만두 하나씩을 먹고 저녁은 굶는다. 가끔 시내에 나가 혼자 맥도날드를 먹기도 한다. 백화점 쇼핑은 생각도 못 하고 타오바오(淘寶)에서 특가 할인을 기다려 옷과 화장품을 장만한다. 어머니께서 한 번씩 베이징에 오시면 옷을 사주시기도 한다.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는 베이징 시민들 [사진=바이두]

다른 친구는 월급 7000위안을 받는데, 남자친구와 동거하기 때문에 월세는 2000위안밖에 내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부모님께 매월 2000위안을 또 받으니 도무지 돈을 어디다 쓰는지 알 수가 없다. 친구 이야기를 어머니께 했더니 “너도 얼른 남자친구를 찾아, 집값을 절반만 내면 그게 어디니?” 라는 말이 돌아왔다.

친구들과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결론은 늘 경제 문제로 귀결된다. 돈은 매우 매우 중요하다. 돈이 있으면 맛있는 음식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고, 부모님께 짐이 되지도 않는다. 나처럼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제1 목표는 돈 모으기여야 한다.

대학생 때는 대도시에서 생활해야 인생의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베이징에서 2년 넘게 일하면서 조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나와 같은 수많은 외지인들은 베이징에서 어떤 기회를 잡으려 하는 것일까?

 

bjgchina@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남학생 입학 논란' 성신여대, 근조화환시위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성신여대가 '2025학년도 외국인 특별 전형 모집요강'에서 신설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의 지원을 받기로 결정하며 논란이 된 12일 오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 교내에서 학생들이 락카 스프레이로 항의문구를 적고 있다. 2024.11.12 choipix16@newspim.com   2024-11-12 16:58
사진
'왕좌의 게임' 재현...넷마블 '지스타' 첫선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넷마블이 HBO의 메가 IP '왕좌의 게임'을 활용한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국내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통 후속작 '몬길: STAR DIVE'를 선보이며 글로벌 게임 시장 공략에 나선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를 열고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에서 선보일 신작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와 '몬길: STAR DIVE'를 최초로 공개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HBO 드라마 IP를 활용한 오픈 월드 액션 RPG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장현일 넷마블네오 PD는 "워너 브라더스, HBO와 긴 시간 신중하게 협업하며 원작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게임을 만들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게임은 원작 드라마의 시즌 4 후반부를 배경으로 한다. 플레이어는 '피의 결혼식'에서 정당한 후계자를 모두 잃은 몰락한 가문의 서자 역할을 맡는다. 장 PD는 "눈과 배고픔밖에 없는 척박한 북구에서 밤의 경비대를 도우며 가문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라며 "드라마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이야기와 인물들을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왕좌의 게임: 킹스로드'의 가장 큰 특징은 원작의 주 무대인 웨스테로스 대륙을 심리스 오픈 월드로 구현한 것이다. 드라마에 등장한 지역은 물론 나오지 않은 지역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제작했다. 장 PD는 "원거리 공격으로 높은 곳의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재배치해 새로운 길과 숨겨진 공간을 찾는 등 다양한 퍼즐 요소도 즐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투 시스템도 원작의 사실적인 톤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장 PD는 "마법이 난무하는 흔한 판타지가 아닌 칼과 도끼 등 현실적 무기를 기반으로 한 전투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는 용병, 기사, 암살자 중 하나의 클래스를 선택할 수 있으며, 각 클래스는 원작 캐릭터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개발됐다. 싱글 플레이뿐 아니라 협력 중심의 멀티 플레이도 제공된다. 윈터펠 같은 대형 성에서 다른 유저들과 만나 대화하고 파티를 꾸려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일부 필드에서는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필드 보스 전투도 가능하다. '몬길: STAR DIVE'는 모바일 게임의 대중화를 이끈 '몬스터 길들이기'의 정통 후속작이다. 8일 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에서 '지스타 2024 출품작 미디어 시연회 현장. [사진=양태훈 기자] 김광기 넷마블몬스터 개발 총괄은 "원작의 세계관과 스토리, 추억의 캐릭터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며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클라우드, 혈기왕성한 베르나 등 대표 캐릭터들과 새로운 마스코트 야옹이가 펼치는 모험"이라고 소개했다. '몬길: STAR DIVE'는 전작에 비해 전투 시스템을 대폭 강화했다. 김 총괄은 "캐릭터마다 개성 있는 전투 스타일과 역할이 있어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더 다양하고 효율적인 전투가 가능하다"며 "원작의 태그 플레이를 계승해 단순한 캐릭터 교체가 아닌 연계 공격과 협력 시스템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저스트 회피, 버스트 모드 등 액션성도 강화했다. 보스 몬스터와의 전투에서는 특정 부위 파괴나 속성 활용 등 전략적 플레이가 가능하며, 야옹이와 함께하는 몬스터 포획·길들이기 시스템도 구현했다. 한편 넷마블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지스타 2024에서 100부스 규모로 두 게임을 선보인다. 170개 시연대를 통해 '킹스로드'의 프롤로그와 '몬길'의 초반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다. 중앙 무대에서는 인플루언서 대전, 버튜버 시연, 코스프레 쇼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dconnect@newspim.com 2024-11-08 17:0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