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 부회장 등 정몽구 회장 측근그룹 2선 후퇴
연구개발본부장에 첫 외국인 임명…외부 개방 확대
주요 계열사 사장단 50대로 재편…미래혁신 기대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수석부회장 시대가 본격 개막했다. 12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의사결정 체계가 정의선 수석부회장 중심으로 재편이 마무리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던 그룹의 핵심 임원들이 2선으로 물러나고, 정 수석부회장 중심의 세대교체를 통해 그룹 경영체계가 새롭게 정립됐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김용환 부회장을 현대제철 부회장에 임명했다. 또 전략기획담당 정진행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보임했다.
그러면서 연구개발담당 양웅철 부회장, 연구개발본부장 권문식 부회장, 생산품질담당 여승동 사장, 현대모비스 임영득 사장, 현대다이모스 조원장 사장, 현대제철 강학서 사장, 현대로템 김승탁 사장 등은 고문에 위촉하며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사진=현대차] |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9월 정의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에 오른 뒤 미래 경쟁력 분야와 중국 및 해외 사업 부문에 대한 쇄신 인사를 통해 조직 재편을 지속 추진해 왔다.
◆ 연구개발본부장에 첫 외국인 임원 임명…순혈주의 타파·외부개방 확대
자동차업계에선 새로운 진영을 갖추게 된 현대차그룹이 '자율'과 '외부개방'을 핵심으로 경영 혁신과 변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북미, 유럽, 인도, 러시아 등에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이날 인사를 통해 전문성과 리더십이 검증된 경영진들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함으로써 그룹 전체에 대한 자율경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그룹의 정보통신기술(ICT)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부와의 협업을 지속 강조해 왔다.
이번 인사에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전략기술본부장 지영조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외부개방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특히 현대·기아차의 미래 경쟁력을 책임질 신임 연구개발본부장에 대한 인사는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순혈주의를 깬 이례적 인사란 평가다. 연구개발 총책임자 자리에 외국인 임원을 앉힌 것은 현대차그룹 역사상 처음이다.
알버트 비어만 사장은 지난 2015년 현대차그룹 합류 이후 신차의 성능 개선에 크게 기여했으며, 고성능차 사업의 성공적 시장 진입에도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 주요 계열사 사장단 50대로 재편…빠른 의사결정·미래혁신 기대
지영조 부사장의 사장 승진으로 전략기술본부의 위상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강조한 '스마트 모빌리트 솔루션 제공 업체'로의 전환 계획은 지금보다 속도를 낼 전망다.
아울러 이번에 새롭게 임명된 주요 계열사 사장단들이 대부분 50대로 포진됨에 따라 그룹사들의 빠른 의사결정과 미래 혁신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신임 현대로템 대표이사에 내정된 이건용 부사장을 비롯, 현대다이모스-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신임 현대오트론 문대흥 사장, 현대케피코의 방창섭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등이 모두 50대다.
또 대대적 인적 쇄신 속에서도 그룹의 주요 부회장과 사장들을 계열사 임원으로 배치함으로써 안정감과 균형감을 유지함과 동시에 그들의 과거 경험과 역량을 그룹사에서 마음껏 발휘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평가다.
신임 현대로템 부회장에 임명된 우유철 부회장은 과거 현대로템에서 기술연구소장으로 근무했으며, 현대건설 부회장으로 임명된 정진행 사장 또한 현대건설에 입사, 자재구매업무를 담당한 바 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