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싸고 대혼란이 펼쳐지면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예정된 브렉시트 의회 표결을 취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브렉시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지지자[사진=로이터 뉴스핌] |
10일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10분 현재 파운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58% 내린 1.2657달러를 기록 중이다. 이는 지난 2017년 6월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과 B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내일(11일)로 예정된 의회 브렉시트 투표를 철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이 표결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힌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소식은 유럽 전체를 흔들어 놨다.
몇몇 보도에 따르면 이날 메이 총리는 선임 보좌진을 불러 표결 철회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더 선’(The Sun)의 정치 에디터는 트위터를 통해 이번 회의가 표결이 운명을 판가름 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BBC의 정치 에디터는 2명의 내각 소식통을 인용해 표결이 철회될 것이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스마트 커런시 비즈니스의 존 말리 FX매니지먼트 스페셜리스트는 로이터통신에 “파운드화는 뉴스가 나온 후 하락했다”면서 “표결 연기의 이유가 파운드화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의회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거부할 경우 브렉시트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 속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이 경우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와 EU와의 재협상, 2차 국민투표와 같은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CNBC는 표결이 연기되면 영국 정부가 의회로부터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합의안을 얻기 위해 EU와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가능성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NG의 크리스 터너 수석 외환전략가는 “표결에서 패하면 메이 총리에게 리더십에 대한 도전 리스크가 커질 것이고 이것은 파운드화에 부정적이며 유로/파운드 환율은 이번 주 0.9000유로 위로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은 메이 총리가 몇 표 차로 이기거나 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는 EU와 재협상 과정에서 메이 총리의 영향력을 결정지을 것이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파운드/달러 환율이 2.7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EU 최고법원인 유럽 사법재판소(ECJ)는 영국 정부가 EU 회원국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브렉시트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날 EJC의 판결은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 가능성에 힘을 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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