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2019년까지 국·공립유치원 1080학급 신·증설 추진
확충 방안에 병설학급 수 약 62%...“유아 특성 이해 못했다”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교육부가 2019년까지 국·공립유치원 1080학급을 증설키로 결정한 가운데 현장에선 ‘졸속 행정’이란 우려가 나왔다. 특히 교육부 확충 방안엔 병설 학급 수가 약 62%를 차지하는데 “유아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교육부는 6일 2019년까지 국·공립유치원 1080학급을 신·증설한다고 발표했다. 내년 3월 중 △단설 211학급(매입형 7학급 포함) △병설 473학급 △공영형 8학급(2개원) 등 총 692학급이 문을 연다. 이후 9월엔 △단설 100학급(매입형 31학급 포함) △병설 198학급 △공영형 80학급(20개원) 등 총 388개 학급이 신·증설될 예정이다.
1080학급 중 병설 학급 수는 총 671학급, 약 60%를 차지한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순히 유휴 교실만 있다고 거기에 유치원을 만들면 유아 교육이 이뤄지는 게 아니다”라며 “유아 특성에 맞게 안전 등에 유의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시간을 들여야 했다는 주장이다. 실제 서울시교육청 또한 예산과 시간을 이유로 병설유치원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부모들 또한 ‘졸속 행정’을 우려했다. 40대 조모씨(남)는 “사립유치원의 교육 퀄리티가 좋다”며 “특히 사립유치원은 교사 한 명당 관리하는 아이의 수가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학부모가 사립유치원을 원했던 것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갖고 있고 외부 활동이 많기 때문”이라며 “국·공립유치원이 그 정도의 교육의 질을 보장한다면 당연히 거길 선택하겠지만 이러한 준비 과정이 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교육부 확충 방안에 유아 교육 핵심인 ‘교원 충원 세부 계획’이 빠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다른 학부모 서모씨(29·여)는 “좋긴 하다”면서도 “급하게 만들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대로 된 교사를 뽑을지 의문”이라며 “아이들을 제대로 케어할 수 있을지, 또 안전한 시설일지 안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유총 관계자는 “저출산으로 인해 사립유치원은 자연스럽게 원아 모집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또한 국·공립유치원이 서서히 늘어나게 되면 시장 논리에 의해서 능력 밖의 사립유치원은 도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사립유치원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갑자기 국·공립유치원을 대규모로 늘린다면 사립유치원을 말살하려는 정책으로 밖에 볼 수 없다”이라며 “국가와 사립유치원이 상생하는 정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km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