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정식명칭은 '씨름, 한국의 전통 레슬링'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한민족 고유의 세시풍속인 '씨름'이 사상 처음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남북 공동으로 등재됐다.
20세기 초 씨름 모습 [사진=문화재청] |
외교부는 26일 "모리셔스 포트 루이스에서 열린 제13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남북 최초로 공동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16년 3월 씨름에 대한 유네스코 등재 신청서를 제출했다. 북측은 이에 앞서 2015년 3월 제출했지만 이듬해 제11차 정부간위원회에서 정보보완(등재보류) 판정을 받으며 2017년 3월 다시 수정된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후 한국이 유네스코의 권유로 오드레 아줄레(Audrey Azoulay) 유네스코 사무총장에게 남북 씨름의 공동등재를 요청하는 서한을 제출했고, 북측도 같이 제출했다.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는 이날 이례적으로 오는 28∼29일로 예정된 대표목록 심사에 앞서 개회일에 씨름 공동 등재 안건을 상정한 뒤 24개 위원국 만장일치로 등재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남북의 씨름이 그 연행과 전승양상, 공동체에 대한 사회적·문화적 의미에 있어 공통점이 있고, 평가기구가 남북 씨름을 모두 등재 권고한 점을 고려해 전례 없던 개별 신청 유산의 공동등재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또 이번 결정이 "평화와 화해를 위한(for peace and reconciliation)"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정식 명칭은 '씨름, 한국의 전통 레슬링'(Traditional Korean Wrestling, Ssirum/Ssireum)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과 북의 공통된 무형유산이 처음으로 유네스코에 공동 등재됐으며, 우리의 취지에 공감한 국제기구와 국제사회의 적극적 협력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남북 문화유산 교류에도 새로운 계기를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며 "이번 공동등재는 외교부, 문화재청과 씨름협회간 협업을 바탕으로 우리 정부가 북한과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이다. 앞으로도 정부는 북한과 유네스코와의 협의 하에 우리 민족 공동의 유산이 유네스코에 적극적으로 등재되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이미 아리랑과 김장문화(김치 만들기)를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보유 중이나, 2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각각 대표목록에 이름을 올려 공동 등재는 아니었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