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한국 레슬링 씨름, 씨름' 명칭으로 남북 공동 신청
가디언 "등재 공동신청은 남북 간 화해 보여주는 사례"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한민족 고유의 민속놀이인 '씨름'이 남북 공동으로 추진한 최초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전망이다. 남북이 그동안 각자 추진해온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록을 함께 추진해 등재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세기 초 씨름 모습 [사진=문화재청] |
26일 외교부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날 아프리카 모리셔스에서 개막하는 제13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남북이 각각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를 신청한 씨름의 공동 등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북측은 2015년, 남측은 지난 2016년 각각 씨름을 대표목록에 등재하고자 신청했다. 남측은 '씨름, 대한민국의 전통 레슬링'(SSIreum, traditional wrestling in the Republic of Korea)으로, 북측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씨름'(SSirum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신청했다.
남북은 이 둘을 합쳐 '전통 한국 레슬링 씨름, 씨름'으로 무형문화유산을 신청했다. 남측(ssireum)과 북측(ssirum)의 영문 표기를 모두 반영해 '씨름'이 두 번 들어가는 명칭이다.
남북이 하나의 무형문화유산을 공동으로 등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서 아리랑과 김장문화, 김치 등에 대해 남북이 각각 따로 등재 신청을 해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오른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북과 유네스코가 공동으로 노력한 성과"라며 "남북의 취지에 공감한 국제사회와 기구가 적극적으로 협력해 이뤄졌다는 점에서 남북문화교류에 새로운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씨름에 이어 비무장지대(DMZ) 생태자연보전지역에 대한 유네스코 공동등재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남북이 따로 등재했던 아리랑과 김치(남측 '김장문화)에 대한 사후 병합 추진도 논의 대상이다.
2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남북 간 합의를 바랬던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전례 없는 결과(unprecedented result)'라며 이번 합의를 환영했다. 신문은 아리랑, 김치와 달리 남북이 처음 공동으로 씨름을 인류무형문화 유산을 신청하는 것이 남북 간 화해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