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과 러시아 정상이 14일 싱가포르에서 회담을 갖고 1956년 일·소 공동선언을 기초로 평화조약 체결 협상을 가속화하자는 데 합의했다. 이에 북방영토(쿠릴 4개 섬) 전 주민들은 "한 줄기 빛이 보인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15일 NHK에 따르면 북방영토 전 주민 등이 주축이 된 '지시마(千島)하보마이(歯舞)제도거주자연맹'은 전날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시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가운데 연맹 네무로시 지부장은 러일 정상 합의에 대해 "지금까지 73년 간 어두운 터널 끝에 한 줄기 빛이 보인 기분"이라고 밝혔다.
1956년 공동선언 당시 당시 소련은 일본에 평화조약을 체결하면 하보마이(歯舞) 군도와 시코탄(色丹)섬을 양도하겠다고 제의했었다. 하지만 1960년 일본이 미국과 미일안보조약을 체결하자 이에 반발하면서 제의를 철회한 바 있다.
현재 일본은 북방영토 4개 섬의 귀속문제를 해결한 후 평화조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양 정상의 합의로 인해 향후 협상에서 하보마이와 시코탄이 우선적으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맹 측 관계자는 회견에서 "북방영토 4개 섬의 반환을 바란다는 점에선 변함이 없지만 일·소 공동선언을 하나의 출발점으로 단계적 반환을 요구한다는 선택지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반환을 위한 분명한 길을 제시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북방영토 전 주민들이 만든 '지시마하보마이제도거주자연맹'이 14일 밤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NH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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