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 초안에 합의하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합의 내용은 이미 영국 브렉시트 강경파로부터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일부에서는 브렉시트에 대한 2차 국민투표가 치러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영국 정부는 2차 국민투표는 없다며 선을 그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총리는 전날 내각회의에서 “영국은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결과를 내놓는데 상당히 근접했다”며 “영국은 영국의 법과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확보할 것이고 영국의 일자리와 안보, 온전함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북아일랜드를 EU 관세동맹에 남겨두기로 했다. 그러나 영국 의회 내의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이 같은 합의안이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을 EU에 묶어두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직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의 무역 관계나 영국에 거주하는 380만 명의 EU 시민의 권리와 같은 세부 합의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계획한 영국의 나이젤 패라지 전 독립당 대표는 트위터에 “테리사 메이의 브렉시트 합의는 역사상 최악의 거래”라고 비난했다.
윌리엄 헤이그 전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합의안에 대해 영국 정부가 의회의 승인을 얻은 것이 실패할 경우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나 총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헤이그 전 장관은 BBC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것은 아마도 다른 정부를 의미할 수 있다”면서 “2번째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치러진다면 이것은 100년의 역사상 가장 분열되고 격렬한 정치적 갈등이 될 것이며 경제적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국민투표에서는 찬성 52%대 반대 48%로 브렉시트가 결정됐다. 일부 여론조사는 2차 국민투표가 진행될 경우 국민들이 EU에 남는 것을 선택할 것을 예측했다.
이날 특별내각회의는 예정된 시간을 넘겨 진행됐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 내각은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조만간 의회에 이번 합의안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날 메이 총리는 “내각의 결정은 정부가 탈퇴 합의안에 동의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머리와 가슴으로 이번 결정이 영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 최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U 각국이 이번 합의안을 승인한다고 해도 메이 총리는 의회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당장 내일(15일) 보수당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 BBC의 편집장인 로라 쿠엔스버그는 트윗을 통해 “보수당 고위 관계자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분노가 너무 커 내일 불신임 표결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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